정부가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실물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면서도 “내수 관련 지표가 개선되고 수출과 생산 부진도 완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수요 위축 등으로 수출 및 생산 감소세가 지속되는 등 실물경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했던 것에 비하면 정부의 경기 전망이 한층 개선됐다. 다만 고용 악화가 계속되고 8월 들어 수출 실적 악화가 계속되는 상황임을 고려할 때 정부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14일 내놓은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코로나19, 장마 등에 따른 실물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으나 내수 관련 지표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수출과 생산 부진은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그린북은 최근 경기에 대한 정부의 공식 판단을 담고 있다.
정부는 생산 부진 완화와 내수 개선의 근거로 6월 전(全)산업생산은 1년 전보다 0.7% 증가했고, 소비 측면에서도 소매판매와 설비투자가 각각 6.3%, 13.9% 증가했다는 점을 들었다. 수출은 7월 들어 -7.0% 감소로 5월과 6월 두 자릿수 대 감소에 비해 감소 폭이 줄었다. 김영훈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경기 판단은 지표에 근거하는 산업활동 지표와 수출 감소 폭 완화 등을 보고 전체적으로 지난달보다는 더 긍정적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출은 8월 초순(1~10일) 들어 다시 1년 전보다 23.6% 감소해 감소 폭이 다시 커졌다. 기재부는 “전 세계 코로나19 확산세 지속, 미·중 주요국 간 갈등 고조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 우려가 여전히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03명으로 늘면서 코로나19 재확산 여부 역시 향후 경기를 다시 악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고용 지표 역시 취업자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7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27만7000명 줄었고 실업자 수는 오히려 4만1000명 증가했다. 구직 포기자 등 비경제활동인구도 1년 전보다 50만2000명이나 늘었다.
부동산시장 과열도 경제에는 부담 요인이다. 7월 들어 전국의 주택 매매가격은 한 달 전보다 0.61% 올랐다. 전세가격도 전월 대비 0.32% 상승했다. 6·17 대책과 7·10 대책 등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시장 과열을 잠재우는 데 효과가 없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수도권은 매매 가격과 전세가격이 각각 0.81%, 0.42% 상승해 전국 평균보다 더 높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