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충전에 35시간·1026㎞ 쌩쌩…코나 일렉트릭의 힘

입력 2020-08-14 11:01
현대자동차는 코나 일렉트릭이 지난달 22~24일(현지시간) 독일에서 실시된 시험주행에서 최대 1026km의 주행거리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현대차, 아우토빌트 관계자들이 시험주행을 마친 뒤 환호하는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의 소형 전기 SUV인 코나 일렉트릭이 1회 충전에 1000㎞ 이상 달리는 시험주행에 성공했다. 이번 주행에서 코나 일렉트릭이 뛰어난 성능과 상품성을 입증하면서 향후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는 기대가 모아진다.

현대차는 지난달 22~24일(현지시간) 코나 일렉트릭 3대가 독일에서 실시된 시험주행에서 각각 1026㎞, 1024.1㎞, 1018.7㎞의 주행거리를 달성했다고 14일 밝혔다. 시험 주행 동안 연비는 1㎾h당 16㎞ 안팎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기준 공인 전비(전기차 연비)인 5.6㎞/㎾h를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시험주행은 약 35시간 동안 독일의 레이싱 서킷인 유로스피드웨이 라우지츠(라우지츠링)에서 다수의 운전자가 교대로 운전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일반 양산차가 투입됐고, 시험을 위해 임의로 차량 시스템을 조작하지 않았다. 시험은 독일 대표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빌트와 협업해 진행됐다. 라우지츠링 운영사인 데크라가 전 시험 과정을 모니터링했다.

시험팀은 코나 일렉트릭의 전력 소모를 줄이고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에어컨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껐다. 도로교통법 준수 차원에서 주간주행등(DRL)은 켰다. 주행 후 시험차 3대의 평균속도는 약 30㎞/h로 나타났다. 이는 교통체증, 신호대기, 주거지역 제한 속도 등을 고려한 일반적인 도심 주행 시 평균 속도와 비슷하다.

현대자동차는 코나 일렉트릭이 지난달 22~24일(현지시간) 독일에서 실시된 시험주행에서 최대 1026km의 주행거리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코나 일렉트릭의 시험주행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

코나 일렉트릭은 현재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현대차의 전기차 모델이다. 올해 1~7월 현대차가 유럽에서 판매한 20만4737대 중 1만6511대(8.1%)가 코나 일렉트릭이다. 현대차를 전기차 글로벌 판매량 순위 톱10에 진입시킨 주요 모델이기도 하다.

위르겐 켈러 현대차 독일법인 MD는 “이번 시험주행을 통해 코나 일렉트릭은 효율적인 친환경 SUV로서의 잠재력을 보여줬다”며 “코나 일렉트릭은 일상생활에서 전기차 주행거리에 관한 걱정을 덜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전기차 56만대를 팔아 글로벌 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하고, 세계 ‘톱3’ 전기차 업체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발표한 올해 1~5월 전기차 판매량 순위에서는 세계 6위에 이름을 올리며 그 입지를 굳혀 나가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전기차 전용 브랜드명을 ‘아이오닉’으로 정하고, 세계에서 가장 빠른 20분 내 충전에 450㎞ 이상의 긴 주행거리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현대차는 내년부터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전기차를 본격 양산한다는 방침이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