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걸프 지역의 아랍국가 아랍에미리트(UAE)가 현지시각으로 13일 외교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다. 이스라엘은 이 합의에 따라 국제법상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요르단강 서안 합병을 중단하기로 했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각으로 14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3국 간 협의 내용이 담긴 성명을 올려 이스라엘과 UAE가 완전한 외교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나흐얀 UAE 아부다비 왕세자의 명의로 발표됐다.
여기엔 이스라엘과 UAE 대표단이 투자, 관광, 직항 노선, 보안, 통신 및 기타 문제에 관한 양자 협정에 서명하기 위해 앞으로 몇 주 안에 만날 예정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로이터통신은 양국이 조만간 대사와 대사관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UAE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는 엄청난 돌파구”라며 “우리 두 위대한 친구 간의 역사적 평화협정”이라고 평가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성명을 내고 “올바른 길을 향한 엄청난, 역사적인 진전”이라며 “중동이 안정되고 평화로워질 수 있는 역사적 기회”라고 환영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트위터에 “역사적인 날”이라고 했다. 무함마드 빈 자예드 왕세자는 UAE와 이스라엘이 양자관계에서 새로운 ‘로드맵’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UAE는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수립하는 첫 걸프 지역 아랍국가자 아랍 국가 전체로는 이집트, 요르단에 이어 세 번째 국가가 될 전망이다.
이스라엘은 1979년 이집트와 평화협정을 맺은 뒤 1980년 국교를 수립했고 1994년에는 요르단과 외교 관계를 맺었다. 이랍권 이슬람 국가들은 그동안 팔레스타인 문제 등을 이유로 이스라엘과 껄끄러운 관계를 이어왔다.
UAE는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 합의를 계기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영토의 추가 합병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요르단강 서안은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승리한 뒤 불법으로 점령한 지역이며 이스라엘은 이곳에서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정착촌을 계속 건설해왔다. 이스라엘의 우파 지도자 네타냐후 총리는 올해 7월 이후 요르단강 서안의 유대인 정착촌들과 요르단 계곡을 합병하겠다고 밝혀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아랍권의 반발을 샀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