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 ‘비디디’ 곽보성을 대표하는 챔피언은 아지르다. 올 서머 시즌에도 12번 선택해 9승을 거뒀고, 9.3의 KDA를 기록 중이다. 13일 샌드박스 게이밍전에서도 두 차례 꺼내들어 2승을 더했다. 특히 2세트 때는 ‘페이트’ 유수혁(아칼리) 상대로 라인전을 완승하고, 궁극기 ‘황제의 진영’으로 상대 딜러들을 공중에 띄우는 등 종횡무진 활약해 플레이어 오브 더 게임(POG)에 선정되기도 했다.
곽보성의 남다른 아지르 이해도는 그가 오랜 연구를 통해 빚어낸 산물이다. “어떤 챔피언과 붙든 계속 연구하면 특히 좋은 룬이 있기 마련”이라는 곽보성은 아지르를 플레이할 때 ‘감전’ ‘치명적 속도’ ‘유성’ 등 3개의 핵심 룬을 번갈아 가며 사용 중이다. 최근에는 유성을 애용하고 있다. 국민일보는 13일 샌드박스전 후 곽보성을 만나 그의 대표 챔피언에 대해 질문했다.
상대 정글러 보고 고르는 마나순환 팔찌와 빛의 망토
곽보성은 요즘 아지르를 할 때 ‘마법’ 빌드의 핵심 룬 중 하나인 유성을 자주 선택한다. 그와 함께 고르는 일반 룬으로는 ‘주문 작열’과 ‘절대 집중’을 선호한다. 그리고 ‘마나순환 팔찌’와 ‘빛의 망토’ 중 하나를 든다. 이날 2세트에는 마나순환 팔찌를 골랐다. 반면 3세트 때는 빛의 망토를 선택했다. 그는 상대 정글러 챔피언의 성격에 맞춰 둘 중 하나를 고른다.
곽보성이 빛의 망토를 드는 건 상대 정글러가 올라프, 트런들처럼 2레벨 갱킹이 강력한 챔피언일 때다. 그는 “오늘 2세트는 상대 정글러가 세주아니여서 갱킹 압박이 크지 않을 거로 판단하고 마나순환 팔찌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3세트 때 ‘온플릭’ 김장겸이 트런들을 플레이하자 그는 갱킹 회피에 도움을 주는 빛의 망토로 선회했다.
아칼리와 대결할 땐 도란의 반지 스타트
곽보성은 아지르를 할 때 보조 빌드로 ‘영감’을 자주 선택한다. 라인 유지력에 도움을 주는 ‘비스킷 배달’을 고정적으로 고르고, ‘시간 왜곡 물약’과 ‘완벽한 타이밍(초시계)’ 중 하나를 더 가져간다. 3세트 땐 시간 왜곡 물약을 골랐지만, 2세트 땐 완벽한 타이밍을 선택했다. 대 아칼리전을 위한 맞춤 전략이었다.
곽보성은 아칼리를 상대할 때 ‘부패 물약’이 아닌 ‘도란의 반지’로 게임을 시작한다. 그는 “아지르로 아칼리를 여러 번 상대해봤는데 부패 물약을 사면 뭔가 조금 애매하단 느낌을 받았다. 시작 아이템으로는 도란의 반지가 낫다 본다”면서 “부패 물약 대신 도란의 반지를 살 경우 시간 왜곡 물약의 효과가 반감되는 만큼 완벽한 타이밍을 선택했다”고 귀띔했다.
또한 곽보성은 아칼리를 상대할 때 핵심 포인트로 ‘마나 관리’를 꼽았다. 그는 “아칼리가 ‘도란의 방패’ ‘기민한 발놀림’ ‘재생의 바람’으로 무장하면 라인 유지력이 좋다”면서 “첫 귀환 이전의 라인전을 무사히 완수할 수 있을 정도로 마나를 잘 관리해가며 상대를 때려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2레벨, 3레벨 갱킹도 주의해야 한다. 오늘은 우리 정글러가 초반에 이기는 구도였다. 상대 정글러가 나한테 올 턴이 없었다. 그래서 더 편하게 라인전을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젠지는 경기 초반 김장겸(세주아니) 상대로 노골적인 카운터 정글링을 해 김장겸의 성장을 억제했다.
트위스티드 페이트 상대할 때만 공격속도 대신 적응형 능력치 선택
곽보성은 아지르를 플레이할 때 보너스 능력치로 ‘공격속도 +10%’와 ‘적응형 능력치 +9’를 고정적으로 선택하고, 맞상대하는 챔피언의 성격에 맞춰 ‘마법저항력 +8’이나 ‘방어력 +6’ 중 하나를 고르는 편이다. 그런데 딱 한 가지 예외가 있다. 그는 트위스티드 페이트를 상대할 때만 공격속도 대신 적응형 능력치를 하나 더 든다.
이는 그가 트위스티드 페이트와 대결할 때 ‘정밀’ 빌드의 핵심 룬 중 하나인 치명적 속도를 고르는 걸 선호하기 때문이다. 곽보성은 “치명적 속도를 고르고, 일반 룬으로 ‘민첩함’을 함께 찍으면 공격속도가 부족하지 않다”면서 “이럴 땐 차라리 적응형 능력치를 더하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 또한 “어떤 챔피언과 붙든 계속 연구하면 특히 좋은 룬이 있기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인간 포클레인’의 슈퍼 토스 비결? 주저 없이 날아가야
‘곽보성의 아지르’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장면이 있다. 상대 딜러 챔피언들을 순식간에 젠지 쪽으로 배달해오는 이른바 ‘슈퍼 토스’다. 곽보성이 샌드박스전에서도 여러 차례 슈퍼 토스를 성공시키자 해설진은 곽보성에게 ‘인간 포클레인’이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인간 포클레인’이란 단어를 이날 처음 접했다는 그는 “재미있는 별명”이라며 웃었다. 또 “슈퍼 토스에 대한 부담은 없다”면서 “슈퍼 토스의 비결이라면 ‘지금이다’ 싶을 때, 각이 보일 때 주저 없이 날아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