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들도 MBTI 있다? 견종별 7가지 성격유형 [개st상식]

입력 2020-08-16 10:20
"건들지마, 나 치와와야!" 토이독(toy dog) 그룹은 앙증맞은 외모와 달리 자기중심적이고 드센 편이다. 출처: thesun

“너 MBTI 뭐 나왔어?”

요즘 2030 사이에선 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MBTI) 성격유형 검사 결과를 안부처럼 묻습니다. 기업에서 진로, 적성검사 등을 위해 활용하던 인적성 검사인데 요즘은 직장동료·친구·연인의 성향을 가늠하는 지표로 널리 쓰입니다.

마찬가지로 개들은 견종별로 성향이 있습니다. 왜냐면 견종이란 인간이 좋아하는 외모, 성격을 갖추도록 수백 년 동안 인위적으로 만든 결과물이거든요. 따라서 특정 견종에 대해 공부하면 그 후손들의 성격과 취향을 대략 예상할 수 있습니다.

목양견이 드센 소를 만나 고생하고 있다. 이처럼 성격 궁합이 맞지 않는 동물끼리 만나면 피곤한 상황이 벌어진다. 출처: cbc

세계 3대 애견연맹에 속하는 미국캔넬클럽(AKC)의 기준에 따라 7가지 견종의 특징을 소개합니다. 여러분과 성격 궁합이 잘 맞는 견종을 골라보세요. 단 견종별 분석은 어디까지나 참고용이라는 사실! 사람도 개도 후천적 요인(교육, 환경)에 따라 얼마든지 성격이 바뀔 수 있습니다.

1. 유능한 워커홀릭 지도자, 목양견 – 외향적 사고형(ENTJ)

목양견들은 농장에서 소, 양 등 가축들을 이끌고 지키는 견종입니다. 웰시코기, 보더콜리, 쉽독, 셰퍼드 등이 대표적이죠. AKC는 목양견 그룹을 “똑똑하고 진지하며 모임을 이끌어가길 좋아한다”고 소개합니다. 유능한 워커홀릭(일 중독자) 직장 상사를 떠올리면 됩니다.

이들은 큰 무리를 구성하고 구성원들에게 규칙을 심어주길 좋아합니다. 누군가 지시를 따르지 않는다면 뒷다리를 깨물거나 짖어서 경고하죠. 또한 다른 동물이 농장을 침범하면 매섭게 쫓아냅니다.

목축견들은 일 중독이고 매우 활동적이므로 하루에 최소 2번은 산책하고 놀아줘야 합니다. 지능이 무척 높아 훈련을 훌륭하게 소화합니다. 그래서 각종 경연대회의 우승견들은 대부분 목축견이죠. 만약 여러분의 MBTI 결과가 외향성 사고형(ENTJ) 이라면 목축견과 어울릴 겁니다.

"나를 따르라!" 보더콜리는 100마리 넘는 농장동물을 혼자 통솔 가능하다. 출처: denverpost

오리를 관리하는 보더콜리. 출처: dogsaholic

"저 잘했죠?" 목양견들은 보호자 칭찬을 몹시 좋아한다. 출처: denverpost

2. 고독한 천재형, 사냥개 – 내향적 사고형(INTP)

사냥개들은 직접 사냥감들을 추격하고 공격합니다. 혼자 공격에 나설 경우가 많아 독립적이며 영리합니다. 하운드 종류, 비글, 닥스훈트가 대표적이죠. 이들의 지능은 양날의 칼입니다. 사냥개들은 이유를 납득하지 않으면 절대 행동하지 않거든요.

사냥개류와 함께 행동하려면 그들을 설득해서 동참시켜야 합니다. 정확하게 교육해야 하므로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세요. 외출하면 자꾸 딴 데 한눈을 돌리므로 단단히 목줄을 채우세요. 영리하지만 자기 기준이 확고한 마이웨이형 성격인 사냥개들. 사람으로 치면 내향적 사고형(INTJ)라고나 할까요.

"말썽부리지 말라고요? 싫은데요?" 사냥견들은 똑똑한 대신 말썽이 심하다. 충분히 운동시켜주고, 정확한 방법으로 교육해야 한다. 출처: ipaintpaws

"달라고요? 싫은데요?" 비글의 고집불통은 아무도 못 말린다. 출처: addpuppies

3. 친절한 파트너, 스포츠독 – 외향적 감정형(ESFJ)

스포츠독의 조상은 조렵견입니다. 화살에 맞고 풀숲이나 물 속에 빠진 오리 등 사람 손이 닿지 않는 곳에서 사냥감을 물어왔죠. 조렵본능이 이어져서 오늘날에는 사냥감 대신 공, 장난감, 조간신문 등을 가져오길 좋아합니다. 조렵견 그룹에 속하는 품종으로는 리트리버, 코카스파니엘, 진돗개, 포인터 등이 있습니다.

스포츠독은 당신과 협업하고 싶어합니다. 당신을 도울 수 있다면 의료, 길안내, 수색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스포츠독에겐 운동, 산책을 즐기는 보호자가 잘 어울립니다. 당신이 운동 마니아라면 스포츠독이 무척 좋아할 겁니다. 공이나 막대기도 자주 던져주실 거죠? 짝꿍을 배려하는 동반자, 스포츠독은 사람으로 치면 외향적 직관형(ENFP)이 되겠습니다.

"헤헤 저 대단하죠?" 테니스공을 최대 6개 입에 넣는 골든리트리버 핀리. 핀리는 '테니스공 한번에 많이 운반하기' 기네스북 세계 신기록을 달성했다. 출처: 인스타그램 @finnyboymolly

4. 용감한 수호자, 테리어 - 내향적 직관형(ISFJ)

초창기 테리어들은 가족과 집을 지켰습니다. 큰 소리로 짖어서 낯선 사람들을 내쫓고, 땅을 파헤쳐서 두더지나 쥐 등 유해동물들을 사냥하는 등 든든한 경비견이었죠. 하지만 택배 방문, 초인종, 이웃집 발소리 등에도 예민하므로 짖음 예방교육이 필수입니다.

테리어 견종들은 성격이 까칠하고 움직임이 활발한 편입니다. 대표적으로 슈나우저, 잭 러셀 테리어, 불테리어 등이 있죠. 작고 앙증맞은 미니어처 슈나우저부터 듬직한 불테리어까지 크기도 개성도 다양하다보니 테리어는 반려견으로 인기가 많죠. 즉흥적이고 다소 예민한 성격으로 내향적 직관형(ISFJ)에 가깝습니다.

테리어(terrior)는 라틴어로 흙, 지역을 뜻한다. 작고 민첩하게 농장을 지키는 토종견을 두루 가리키는 용어로, 대중화된 종류는 30여가지에 이른다. 출처: 101dogbreeds

5. 사랑스러운 관종견, 토이독(toy dog) – 외향적 인식형 (ENFP)

인구의 50%가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은 5kg 남짓한 작고 귀여운 견종, 토이독을 많이 키웁니다. 치와와, 말티즈, 포메라니안, 퍼그 등이 여기 해당하죠.

토이독들은 작지만 당찹니다. 개성이 풍부하며 자기 의사표현이 뚜렷하죠. ‘세상에서 제일 사나운 개는 치와와’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을 정도죠. 사랑스럽지만 자신에게 무한 정성을 쏟으라고 보채는 ‘관종견’ 토이독들. 고르자면 외향적 직관형(ENFP)에 가깝군요.

토이독들은 앙증맞은 외모로 인기가 많다. 대표적인 인기견인 미니핀셔. 출처: dog-learn

"야 거기 덩치, 내려와라" 토이독들은 경계심이 많고 질투도 심하다. 대형견들이 무서할 정도. 출처: buzzsharer

6. 거대한 순둥이들, 사역견 – 내향적 사고형(ISTJ)

사람만큼 덩치가 크고 무거운 시베리안 허스키, 사모예드, 그레이트 데인 등 견공들은 사역견(working dog)입니다. 이들의 선조는 썰매 끌기, 짐나르기 등 사람들 대신 힘든 일을 처리했죠. 덩치가 커서 경비견으로도 키워졌지만 본성은 영리하고 친절합니다. 사회화 교육을 받는다면 사람들과 잘 지내죠.

몸길이 1m, 체중 40kg를 훌쩍 넘는 외견 탓에 이웃 주민들이 무서워합니다. 동네에 잘 녹아들려면 철저하게 사회화·입마개 교육을 해주세요.

"저 순합니다" 아기 고양이와 잠든 시베리안 허스키. 견공의 공격성은 후천적 요인이 지배적이다. 보호자는 견공에게 어릴 적부터 꾸준히 행동교정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출처: myanimals

사모에드는 대표적인 사역견이다. 체중 20kg을 가볍게 넘는 대형견이지만 친근한 성격으로 가정견으로도 인기가 많다. 출처: worlddogfinder

7. 다채로운 성격. 비스포팅 견종(non-sporting dog)

비스포팅 견종은 옛날 선조들의 활동을 더는 수행하지 않는 개들입니다. 푸들은 물에 빠진 사냥감을 물어오는 조렵견이었지만 지금은 주로 가정견으로 길러집니다. 예전엔 귀족들이 탄 마차를 호위했던 달마시안, 농장에서 황소들을 몰았던 불독 등도 지금은 평범한 가정견이 됐습니다. 이처럼 대부분 견종은 과거 역할을 내려놓은 비스포팅 견종이 된 지 오래입니다.

로트바일러, 달마시안 등 대형견들은 과거에는 경비견, 수행견 역할을 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가정견으로 길러진다. 비스포팅 견종 상당수는 덩치가 크다. 출처: anythingrottweiler

앞선 1~6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 품종들은 전부 비스포팅 견종으로 분류됩니다. 그들은 사냥·조렵·목양 등 선조들이 발휘하던 본능은 크게 약해지고, 개성이 커지는 세대입니다. 따라서 이들은 직접 만나 성격을 파악해야 합니다. 비스포팅 그룹에 속하는 품종은 불독, 달마시안, 푸들, 라사압소 등이 있습니다.

"소를 몰아보라고요? 저는 못하죠..." 지금은 순한 반려견인 불독. 그들의 선조는 거대한 황소들을 몰고 다녔다. 출처: expressandstar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