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SUV 취향은?…레인지로버 NO, 렉서스 YES!

입력 2020-08-16 07:00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렉서스 사랑’에 빠졌다. 김 위원장은 최근 일본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직접 몰고 수해 현장을 찾았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손수 운전하는 모습을 노출한 것만으로도 매우 이례적인 일인데 차량마저 일본 브랜드여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의 항일운동을 근거로 체제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어 주민들의 반일의식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3일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주민들이 김 위원장에게 보낸 편지를 지면에 실었다.

김 위원장은 지난 6~7일 렉서스 SUV를 직접 몰고 대청리를 찾아 자기 명의로 돼 있는 전략식량과 물자를 주민들에게 배급토록 지시한 바 있다. 주민들은 편지에 “몸소 운전대를 잡으시고 감탕(진흙탕)에 빠진 차를 뽑으며 험한 진창길을 앞장에서 헤쳐 가시던 원수님의 눈물겨운 그 영상이 아직도 눈에 삼삼하다”고 적었다.


김 위원장이 운전한 차량은 렉서스 LX570이다. 렉서스 SUV 라인업 중에서 가장 크고 값비싼 차종으로 알려져 있다. 렉서스 LX570은 2018년 9월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 당시 수행 차량으로 여러 대 포착된 바 있다.

다만 김 위원장이 이번에 직접 운전한 차량은 최신형 모델이어서 비교적 최근에 북한에 반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차량은 김 위원장이 지난 5월 순천인비료공장을 방문했을 당시 처음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김 위원장이 렉서스 LX570을 각별히 애용하는 건 험로 주파 능력과 내구성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도로 사정이 좋지 못한 지역을 비공개로 방문할 때 렉서스 LX570을 자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렉서스 LX570는 도요타의 대형 SUV인 랜드크루저를 고급화한 모델이다. 랜드크루저는 어떤 험지든 거뜬히 돌파할 뿐 아니라 고장도 잘 나지 않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 때문에 이슬람국가(IS) 등 테러리스트들이 선호하는 차량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김 위원장은 영국 SUV 브랜드인 랜드로버의 최상위 모델 레인지로버도 보유하고 있다. 레인지로버 역시 험로 주행 능력이 뛰어나 ‘사막의 롤스로이스’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 레인지로버는 2016년 9월 김 위원장의 농장 시찰 당시 조그맣게 노출된 이후로는 북한 매체에 등장하지 않고 있다. 레인지로버는 렉서스 LX570보다도 두 배 가까이 비싼 차량임에도 김 위원장의 관심을 끌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