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널 최고주급자 외질 “내년 여름까지 남는다”

입력 2020-08-13 17:39
아스널의 메수트 외질이 2016년 10월 19일 홈구장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루도고레츠와의 경기에서 팀의 5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포효하고 있다. AP뉴시스

아스널의 플레이메이커 메수트 외질(31)이 팀과의 계약이 끝나는 내년 여름까지 팀에 남겠다고 선언했다. 팀 내 최고주급에도 수 시즌째 주전으로 활약하지 못하면서 방출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끝까지 주전경쟁을 하겠다는 설명이다.

외질은 13일(현지시간) 스포츠전문매체 디애슬레틱과의 인터뷰에서 “내 입장은 명확하다”면서 “계약이 끝나는 날까지 이곳(아스널)에 있으면서 내가 가진 모든 걸 구단을 위해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언제 떠날지는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결정한다”면서 “2~3년이 아닌 4년간 팀과 계약했고 이 사실은 모두가 존중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외질은 2018년 2월 팀과 재계약 하면서 주급 35만 파운드(약 5억 4200만원)에 4년 조건으로 합의했다. 이는 아스널 역대 최고 주급이다. 그러나 2018-19시즌 리그 28경기 출장에 그쳤고 이번 시즌에도 리그를 18경기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아스널이 시즌 막판 극적으로 우승한 FA컵에서도 외질은 지난 1월 리즈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만 77분 출전하는 등 별 역할을 하지 못했다.

팀 내 최고 주급자로서 면목이 없을 법한 상황이지만 외질은 아스널을 향한 자신의 애정을 강조했다. 그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나는 아스널을 사랑한다. 여기서 일하는 걸 사랑하고 오랫동안 함께한 이 구단 사람들을 사랑한다. 그리고 런던도 사랑한다. 이곳은 내 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2시즌 동안 벌어진 일고 상관없이 난 행복하고 정신적으로도 강하다. 그 어떤 일에도 포기하지 않는다”면서 “팀을 돕고 싶고 이를 위해 싸울 것이다. 몸만 건강하다면 경기장에서 내가 뭘 할 수 있는지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질은 자신이 비난을 집중적으로 받았던 주급삭감 거부 사안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외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뒤 미켈 아르테타 감독의 설득으로 아스널 선수단이 구단 직원들 일자리 유지를 조건 삼아 구단의 주급삭감안을 받아들였을 당시 홀로 이를 거부했다.

외질은 “선수들도 모두 (구단에) 기여하고 싶어한다”면서도 “그러나 확실치 않은 게 너무 많은 상황에서 선수들이 주급삭감안을 받아들였다. 재정적 상황 등이 확실해진다면 필요 시 삭감을 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너무 성급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외질은 “당시 우리는 (구단이 얼마나 어떻게 어려운지) 세부사항을 충분히 듣지 못한 채 그저 결정을 내려야 했다. 매우 중요한 문제인데도 일이 너무 빠르게 진행됐고 압력 역시 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에게는 터키와 독일, 런던에 아이와 가족이 있다. 기부하는 곳도 있다”면서 “나 말고도 삭감을 거부한 선수들은 많았지만 결국 언론에 거명된 건 내 이름뿐이었다”라며 불공평함을 호소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