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여동생 같았어요…” 호주 살인사건 용의자 소름돋는 댓글

입력 2020-08-13 15:49
21년만에 검거된 크레이그 럼스비(53). 시드니 모닝 헤럴드 캡처

21년 전에 발생한 소녀 살해 사건의 용의자가 이웃이었던 남성으로 밝혀졌다.

12일(현지시간) 시드니 모닝 헤럴드에 따르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경찰은 1999년 호주의 한 마을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의 용의자를 긴급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1999년 2월 당시 17세였던 미셸 브라이트는 친구의 생일 파티에 참석한 뒤 실종됐고 3일 만에 집에서 1㎞ 떨어진 도로변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14명의 남성으로부터 DNA 샘플을 얻었고 그중에는 이번에 체포된 용의자인 크레이그 럼스비(53)도 있었다. 하지만 럼스비는 미셸이 사라진 밤에 굴공 근처에 있지 않고 근처 마을에서 새벽 3시까지 친구와 카드를 했다고 주장해 수사망을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미궁 속으로 빠진 사건을 재조사 중이던 NSW주 경찰은 10일 유가족과 함께 범인에 대한 현상금을 100만 달러(한화 약 8억5000만원)로 인상했고, 현상금을 인상한 지 하루 만에 전직 도살장 직원인 크레이그 럼스비가 유력 용의자로 체포돼 성폭행 및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NSW주 경찰은 용의자 체포가 시민들의 제보와 사건 현장 인근의 유전자 감식 결과, 용의자의 성폭행 전력과 범행 동기를 종합적으로 분석을 통해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크레이그 럼스비가 페이스북에 남긴 댓글. 시드니 모닝 헤럴드 캡처

럼스비는 월요일 오후 페이스북 페이지에 NSW주 경찰이 업로드한 ‘미셸의 죽음에 대한 정보로 백만 달러의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게시물에 “살인범이 아직도 잡히지 않았다니 슬프다. 미셸은 나의 여동생 같았다”며 “가족들에게 유감이다”라는 내용의 댓글을 작성하기도 했다.

럼스비는 피해자의 집에서 두 집 건너 이웃에 살았으며, 미셸의 어머니와도 안면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드니 모닝 헤럴드에 따르면 럼스비는 1999년 3월 미셸의 시신이 발견된 지 2주도 채 지나지 않아 시드니 외곽에 있는 윌버포스로 이주하여 도축장에서 일하며 새로운 삶을 살았다.

럼스비는 공식적으로 보석금을 거부당했으며, 8월 19일 머지 지방법원에 설 예정이다.

황금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