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신민아가 6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선택한 작품은 ‘스릴러’다.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었던 신민아의 새로운 얼굴을 담아낼 이 작품은 ‘디바’. 다이빙의 세계적인 여왕으로 불리던 이영(신민아)이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하고 잠들어있던 욕망과 광기가 깨어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섬뜩한 미스터리 스릴러물이다. 이영은 절친한 친구이자 만년 2등인 수진(이유영)의 이면을 목격하게 되면서 괴이하게 변해가기 시작한다.
신민아는 9월 개봉을 앞두고 13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영화 제작보고회에서 “시나리오의 강렬함이 굉장했다. 이영의 감정선을 따라가면서 ‘내가 이영이라면 어땠을까’ 생각하게 됐고 이내 이입이 됐다”며 “다이빙도 해야 하고 감정도 표현하는 게 어렵겠지만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배우 이유영이 이영의 절친한 친구 수진을, 이규형이 이영과 수진을 오래도록 지켜봐 온 다이빙 코치 현민을 연기한다. 이번 작품으로 데뷔 이후 첫 스릴러 도전을 하는 신민아는 “촬영을 하면서 감독님과 스태프들이 ‘새로운 얼굴을 봤다’고 해주셨다. 포스터나 영상에서도 ‘내가 저런 얼굴이 있었나’ 싶더라”며 “감정적으로도 연기가 어려웠고 어느 정도의 다이빙 실력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러다 보니 부담감이 컸다. 영화를 다 찍고 개봉을 기다리는 입장에서는 해방감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영화 ‘가려진 시간’ ‘택시운전사’ 등의 작품 각색에 참여하며 출중한 시나리오 능력으로 주목받았던 조슬예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조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때 최정상에서 바닥으로 떨어지는, 다이빙과 비슷한 이야기를 찍고 싶었다. 아직 국내에서 다이빙이라는 스포츠 자체가 비인기 종목이다 보니 최정상이라는 이미지에 와닿는 것이 적더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신민아라는 배우가 가진 힘이 그 부분을 보완해줄 것 같았다. 신민아가 이영이라는 캐릭터를 받아들이는 모습이 감동이었다”고 고마워했다.
다양한 작품에서 호연을 선보였던 이유영은 ‘디바’를 위해 신민아와 함께 4개월가량의 훈련을 받았다. 이유영은 “영화에서 여자가 할 수 있는 캐릭터에 대한 갈증을 항상 느낀다. 그 갈증을 해소해주는 작품이었다”며 “확실히 새로운 영화가 나올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힘줘 말했다.
치열한 훈련 기간을 거친 두 여성 배우가 빚어내는 하모니도 관전 포인트다. 신민아는 “이유영과 매일 만나 훈련했다면서 동지애, 전우애 같은 친밀감이 생겼다. 촬영할 때도 훈련의 연장선처럼 편하고 친구 같았다. 이유영이 굉장히 열심히 한다”고 말했다.
‘디바’라는 제목은 시나리오를 본 박찬욱 감독의 아이디어에서 만들어졌다. 조 감독은 “감독님의 추천을 받고 집에 가서 검색해보니 이탈리아어로 디바에 여신이라는 뜻이 있더라”며 “또 이란에서는 전설 속 괴물이라는 뜻이 있다. 이 영화 속 이영과 잘 어울리고 전체 분위기와 영화가 가진 이중적 의미에 잘 어울리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작품에 대한 감독과 배우들의 자신감이 곳곳에 묻어났다. 이유영은 “아름다운 스릴러다. 이렇게 아름다운 스릴러는 처음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조 감독은 “다이빙이라는 매력적인 스포츠와 배우들의 불꽃 튀는 연기 대결을 극장에서 확인해달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