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최북단 안보 관광지 강원도 고성군 통일전망대(사진)와 DMZ 박물관이 14일 재개장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휴장에 들어간 지 172일 만이다. 통일전망대는 2월 25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휴장에 들어갔고, 접경지역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산하면서 방역을 위해 휴장이 장기화됐다.
13일 고성군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1일 고성군에 ‘DMZ 평화관광 관련 ASF 위험도 평가 결과 및 방역 조치계획’이란 제목의 공문을 보내 ‘관광객과 차량에 대한 방역관리를 통해 통제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통보했다. 통일전망대 운영 재개를 허가한 것이다. 이에 따라 고성군은 14일부터 문을 열기로 했다.
고성지역 주요 관광지는 코로나19 방역지침이 완화된 지난 4월부터 대부분 운영을 재개했으나 전방지역에 있는 통일전망대와 DMZ 박물관은 ASF 때문에 운영중단이 계속됐다.
군은 개장과 함께 정부의 협조 사항을 충실히 이행할 계획이다. ASF 방역관리 책임자를 지정하고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관광을 마친 뒤 1주일 이상 양돈농장 등 축산 관련 시설을 방문하지 않도록 교육할 방침이다. 또한 군은 통일전망대 주변에 멧돼지 진입 방지를 위한 차단 울타리 470m와 차량 소독기 2개를 도로에 설치하고, 멧돼지 기피제 1800세트를 주요 지점에 설치하는 등 ASF 방역시설 설치작업을 마쳤다.
통일전망대와 DMZ 박물관 운영이 중단되면서 지난달 고성을 찾은 관광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만8000명 줄었다. 이에 따른 직접 피해액은 18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안보 관광지 운영 중단 여파가 커지자 고성군의회를 비롯해 현내면 번영회 등 지역의 사회단체는 안보 관광지 운영재개 허용을 꾸준히 요구해 왔다. 함명준 고성군수는 “예전처럼 많은 관광객이 찾아와 지역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성을 제외한 양구, 철원 등 나머지 안보 관광지의 운영 재개는 힘들 전망이다. ASF에 감염된 멧돼지가 지속해서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2땅굴과 평화전망대, 승리전망대와 DMZ 생태평화공원 등 철원의 안보 관광지는 ASF의 영향으로 지난해 9월부터 운영이 중단됐다. 제4땅굴과 을지전망대 등 양구 안보관광지도 코로나19와 ASF로 중단된 상태다. 양구군 관계자는 “지역 관광산업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안보 관광지의 문을 열지 못하면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고성=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