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도 은밀히 “해리스가 최고 선택”…민주당 부통령 후보 지명 뒷얘기

입력 2020-08-13 09:35 수정 2020-08-13 10:26
오바마, 바이든과 대화서 부통령 후보 얘기 자제
하지만 오바마, 은밀하게 “해리스가 최고 선택”
부통령 후보군, 인터뷰 등 꼼꼼한 검증 거쳐
“당신에 대해 트럼프가 무슨 별명 지을까” 질문도

버락 오바마(왼쪽)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2017년 1월 20일 미국 의회의사당에서 열렸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AP뉴시스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들은 12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부통령 후보로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을 선택하기까지 뒷얘기를 소상하게 전했다.

AP통신은 특히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은밀하게 다른 사람들에게 해리스가 ‘가장 좋은 선택(the favorite)’이라고 암시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부통령 후보 선택을 놓고 친구들과 참모 등 자신의 폭넓은 네트워크와 주기적으로 상의해왔다”면서 “바이든 전 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도 특별히 의견을 듣는 자문 역할로 대해왔다”고 전했다.

그러나 오바마는 바이든과의 대화에서 자신이 누구를 부통령 후보로 선호하는지는 조심스럽게 화제로 올리지 않았다고 AP통신은 덧붙였다. 오바마는 바이든에게는 직접 말하지 않고, 주위 사람에게만 해리스 상원의원이 최고의 카드라는 사실을 언급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바마의 의중이 다른 사람을 통해 바이든에게 전해져 해리스가 지명받는 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바이든 입장에선 흑인 첫 대통령으로, 아직도 흑인들에게 영향력이 큰 오바마의 생각을 무시할 수 없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바이든은 오바마 집권 8년 동안 부통령을 지냈다.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12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웰밍턴의 알렉시스 듀퐁 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워싱턴포스트(WP)도 바이든이 부통령을 선택했던 커튼 뒤 얘기를 보도했다. WP는 11명의 부통령 최종 후보자들이 12∼15명에 달하는 변호사들의 꼼꼼한 검증과 인터뷰를 거쳤다고 전했다.

특히 후보자들은 ‘부통령 후보가 됐을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에게 어떤 별명을 붙일 것 같은가’라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고 WP는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인사들을 자신이 지은 별명을 지칭하는 네거티브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을 향해선 ‘졸린(Sleepy) 조’,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겨냥해선 ‘미친(crazy) 샌더스’ 등으로 불렀다.

바이든 진영은 부통령 후보 면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저급한 공세에도 대비한 것이다.

WP는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기간, 해리스가 바이든이 인종 차별 문제 해결에 소극적이었다는 비난을 가했으나 두 사람 간의 관계는 잘 풀렸다고 전했다.

해리스는 첫 인터뷰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바이든의 장남으로, 세상을 먼저 떠난 보 바이든과의 인연을 설명하면서 바이든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

최종 후보는 11명은 바이든과 일대일 면담을 진행했다. 일부는 직접 만났고, 화상으로 바이든과 대화를 나눈 후보들도 있었다고 WP는 전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