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 말도 못하게 흘려” 친모 학대 ‘맨발 탈출’한 소녀

입력 2020-08-13 06:42 수정 2020-08-13 11:13

서울 마포구에서 10살 소녀가 어머니에게 폭행을 당하고 맨발로 도망쳐 나와 도움을 요청하는 일이 벌어졌다.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여성 A씨는 술에 취해 딸 B양(10)을 때리는 등 학대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B양은 이날 오전 10시쯤 집 근처 편의점을 찾아 A씨의 폭행 사실을 알리며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SBS 뉴스는 지난 12일 A양이 어머니의 폭행을 피해 편의점으로 도망치는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B양이 코피를 심하게 흘리며 들어온다. 머리는 잔뜩 헝클어져 있다.

B양은 편의점 직원에게 ‘어머니가 술에 취해 목을 조르고 머리를 때렸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편의점 직원은 당시 상황에 대해 “(B양이) 코피를 말도 못 하게 질질 흘렸다”며 “(얼굴이) 백지장이 되고 맨발로 뛰어왔다는 게 정말 안쓰러웠다”라고 SBS에 말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건 당일 만취 상태로 집에 들어갔는데 휴대전화를 보고 있는 B양을 보고 순간 화가 나 때렸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B양은 아동복지시설에서 보호를 받으며 안정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B양을 조만간 만나 피해 사실을 조사할 예정이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