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에게 몸 팔아 취직?” 기안84 문제의 ‘여혐’ 장면

입력 2020-08-12 18:23 수정 2020-08-12 18:25
연합뉴스, 기안84 인스타그램

웹툰 작가 겸 방송인 기안84가 연재 중인 ‘복학왕’이 여성 혐오 논란에 휩싸였다. 독자들의 비판 댓글에 이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웹툰 연재 중단을 촉구하는 글까지 등장해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문제로 지적된 것은 11일 네이버 웹툰에 공개된 ‘복학왕’ 304화 내용 일부다. 기안그룹 인턴인 여자주인공 봉지은이 회식 자리에서 배 위에 얹은 조개를 깨부수는 장면이다. 이어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학벌이나 스펙, 노력 같은 레벨의 것이 아닌...그녀의 세포 자체가 업무를 원하고 있었다”는 문장이 나온다. 그리고는 바로 아래 ‘봉지은, 기안그룹 최종 합격’이라는 설명과 함께 여주인공이 정직원으로 입사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일부 독자들은 이를 두고 봉지은이 남자 상사와 부적절한 성관계를 가진 뒤 합격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303화 마지막 장면에는 40대 남자 직원이 봉지은에게 “누가 널 뽑아주냐”고 비아냥대는 부분이 등장한다. 베스트댓글 목록에는 “봉지은이 윗선이랑 사귄 덕에 능력 없이도 대기업에 입사한다는 게 결론이냐” “결국 봉지은은 몸 팔아서 정사원 된 거냐” “조개 깨는 장면 의미 적어둔 댓글 다 사라졌다” 등의 공분이 계속되고 있다.

다만 현재 이 회차 해당 장면은 여주인공이 조개 대신 대게 껍데기를 부수는 장면으로 수정돼 있다.

네이버 웹툰 댓글창 캡처

분노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으로도 옮겨진 상태다. 청원자는 12일 ‘*** 웹툰 연재 중지를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남기고 기안84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여주인공이 20살이나 많은 대기업 팀장과 성관계를 해 입사한다는 말도 안 되는 내용을 희화화하며 그린 장면”이라며 “이 작가는 이름도 꽤 알려졌고 네이버 웹툰 상위권을 차지할 만큼 인기 있어 다양한 연령대의 독자가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부터 논란이 꾸준히 있었던 작가이고 이번 회차는 그 논란을 뛰어넘을 만큼 심각하다”며 “부디 웹툰 작가로서의 정체성과 의식을 가지고 웹툰을 그렸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