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민심이 최악으로 치닫고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 하락이 이어지는 등 위기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청와대와 여권이 일제히 ‘경제 선방’ ‘집값 안정세’ 구호 띄우기에 나섰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위기 국면에서도 다른 나라보다 우리 경제가 그나마 선방하고 있으며, 부동산 가격 상황 역시 앞으로는 안정적인 관리가 가능할 것이라는 점을 지표 등을 이용해 거론하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수세 국면에서 탈출하기 위한 출구전략으로 이런 목소리를 분출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12일 일제히 ‘경제 선방론’을 설파했다. 유력 당권 주자인 이낙연 의원은 페이스북에 전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경제성장률 전망치 1위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의 동참으로 이룬 코로나19 방역의 성공이 큰 몫을 했다”고 강조했다.
강병원 의원은 “OECD 총장은 ‘한국 경제가 잘 기능하고 있다. 한국의 코로나 대응을 칭찬하고 신뢰한다’고 했다”며 “1~3차 추가경정예산이 코로나 경제충격을 막는 방파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방역과 경제위기 대응에 힘을 모아준 국민 덕분에 OECD는 우리나라를 국경과 지역 봉쇄 없이 방역에 가장 성공한 모범국가로 평가했다”고 했다. 김경수 경남지사도 전날 페이스북에 “경제는 심리라고 한다. 희망의 불씨가 됐으면 한다”고 썼다.
문 대통령의 “집값 상승세 진정” 발언의 배경과 의미를 이해해달라는 부연설명도 잇따랐다. 진성준 의원은 KBS 라디오에 출연해 “이 추세가 계속되면 집값이 안정될 수 있다고 본다. 문 대통령도 그런 기대를 말씀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 의원은 “7·10 부동산 대책 발표 후 서울 지역 시장 상황을 보면 주택 거래량이 10분의1 수준으로 급감했다”며 “여러 부동산 대책 입법들이 효력을 발생하는 시기는 내년부터다. 시간이 갈수록 대책의 효과는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도 CBS 라디오에서 “조만간 시장 안정 효과를 더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부동산대책 발표 후 서울의 주택가격 상승률이 0.11에서 0.04 수준으로 하향 안정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레임덕 주장도 일축했다. 허윤정 민주당 대변인은 “아직 그런 것을 제기할 상황이 아니다. 청와대 인사 문제 등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저희는 전혀 그렇게 인식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청래 의원은 “요즘 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어떻다 말이 많다. 이럴 때일수록 똘똘 뭉쳐 방어막을 치고 민심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야당은 정부가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배준영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현재 경제 대부분의 거시지표는 최악과 최저”라며 “올 상반기 우리나라 재정적자는 역대 최대 규모인 111조원”이라고 반박했다. 또 실업자가 21년 만에 최대치라는 점을 언급하며 “이게 바로 현실이다. 국민을 숫자 하나로 호도하려 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