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 멋지고 건강했던 선배님이셨는데, 작은 액자 속에서 바라만 보고 계시니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픕니다.”
춘천 의암호 선박 전복 사고 당시 인명을 구조하다가 숨진 고(故) 이종우(55) 경감의 영결식이 12일 강원도 춘천시 호반체육관에서 강원경찰청장(葬)으로 엄수됐다.
영결식은 고인에 대한 묵념과 약력 보고, 조사, 고별사, 헌화 및 분향 등 순서로 진행됐다. 소양호와 의암호를 묵묵히 지켰던 이 경감의 영결식은 금세 눈물바다가 됐다.
가족들과 동료들은 그의 영정 앞에서 눈물을 쏟아냈다.
김규현 강원지방경찰청장은 “이 경감은 주민 안전을 먼저 생각하는 희생정신을 보였다”며 “앞으로는 주민뿐 아니라 경찰관의 안전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추모했다.
춘천경찰서 서부지구대 김희석 경사는 고별사에서 “차가운 물 속에서 얼마나 무섭고 힘드셨습니까. 하루라도 더 빨리 찾아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무뎌지겠지만 우리 동료들은 결코 선배님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약속했다.
이어 “세상의 모든 시름 다 잊으시고, 그 어떠한 위험도 걱정도 없는 곳에서 평안히 영면하시길 바랍니다”라며 끝을 맺었다.
경찰은 이 경위를 경감으로 1계급 특진 추서했다. 이 경감은 국립서울현충원 경찰묘역에 안장된다.
그는 1998년부터 소양호와 의암호 등지에서 경찰 순찰정 승선 업무를 맡았다. 경찰 순찰정 업무를 전문적으로 하기 위해 해기사(소형선박 조종사) 면허까지 취득했다.
관내 순찰정을 몰 수 있는 자격증을 가진 몇 안 되는 경찰관인 그는 7∼8년 전부터 줄곧 소양호와 의암호를 오가면서 경찰 순찰정장 임무를 수행했다.
이 경감은 지난 6일 오전 춘천시 서면 의암호에서 인공 수초섬이 떠내려간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선박 전복 사고로 실종됐다. 사고 이틀 뒤 서면 덕두원리 등선폭포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