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권 단체장들 “4대강 안해 물난리? 소금 뿌리나”

입력 2020-08-12 17:16
지난 10일 오후 전북 남원시 제방 유실 피해·복구 현장인 섬진강 금곡교 일대가 떠내려온 부유 쓰레기로 가득하다. 오른쪽 사진은 친이계의 좌장 이재오 전 의원이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연합뉴스 페이스북 캡처

섬진강권 5개 지역의 기초자치단체장들이 4대강 사업에서 빠져 섬진강에 대규모 홍수 사태가 벌어졌다는 정치권의 주장에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전남 곡성·구례군, 전북 남원시와 임실·순창군은 12일 단체장 일동 명의의 성명을 내고 “미래통합당과 무소속의 몇몇 정치인이 수재민의 아픈 상처에 소금을 뿌려댄다”며 “기록적인 물난리가 섬진강이 4대강 사업에서 빠졌기 때문이라는데 기가 차고 할 말을 잃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4대강 사업 덕분에 되레 폭우·홍수 피해가 줄었고, 사업 대상에서 빠진 섬진강이 피해를 봤다는 야권의 주장에 쓴소리를 한 것이다.

이들은 “우리 지역의 아픔을 정치적 도구, 분열의 도구로 이용하지 않기를 강력하게 촉구한다”며 “정쟁을 멈추고 체계적인 수계 관리를 위해 섬진강유역환경청이 신설되도록 국회 차원에서 진지한 논의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지난 8일 오후 폭우로 전북 남원시 금지면 금곡교 인근 섬진강 제방 일부가 무너져 인근 비닐하우스가 물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폭우로 붕괴된 전북 남원시 금지면 일대의 섬진강 둑을 응급 복구하는 작업이 지난 11일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단체장들이 꼽은 섬진강 홍수 사태의 원인은 부실한 댐 관리다. 이들은 “한국수자원공사 등 댐 관리 기관이 집중호우가 예보됐는데도 선제 방류는커녕 담수만 고집하다가 섬진강 수위가 높아진 (지난) 8일 오전에야 초당 1870t의 물을 긴급방류했다”며 “이로 인해 섬진강댐 하류 지역 주민은 사상 최악의 물난리를 겪었다. 댐 관리 부실로 일어난 초유의 사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자원공사 등 댐 관리 기관은 책임 있는 답변과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들 지자체는 이번 홍수로 인명피해뿐만 아니라 곡성군 600억 원, 구례군 1268억 원, 남원시 1000억 원 등 대규모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