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원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뒤끝 퇴직 논란을 놓고 정치권에서 뒷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 전 수석은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지난 10일 열린 자신의 마지막 수석·보좌관회의에 불참했다. 또 그가 청와대를 떠나게 된 다른 수석들과 달리 별도의 퇴임 인사도 없이 떠난 것을 질타하는 발언이 여권에서도 나온다. 한편에서는 김 전 수석의 가정사를 거론하며 “말 못할 사연이 있었을 것”이라는 엄호성 발언도 뒤따르고 있다.
박성중 미래통합당 의원은 12일 CBS 라디오에 출연, 김 전 수석에 대해 “재혼도 했고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군대 동기고, 누구보다 (김 전 수석을) 잘 안다. 여러 가지 좀 내부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있더라”고 설명했다. 김 전 수석이 가족과 관련한 개인적 사정 때문에 서울 강남 다주택 처분이 어려웠을 것이라는 취지였다. 김 전 수석과 박 의원은 1981년 임관한 육군학사장교 1기 동기 사이다.
그러나 김 전 수석은 이와 관련한 언론 인터뷰에서 “저와 관련해 보도되는 재혼 등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박 의원도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전 수석을 옹호하는 차원에서 말했는데, 사실관계를 확인해보니 재혼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전 수석의 뒤끝 퇴직 논란을 두고 여권에선 엇갈린 반응이었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주택 두 채를 갖고 있다고 하는데, 여러 가지 공개가 안 되는 가정사가 있다. 인신공격하면 안 된다”면서 박 의원과 비슷한 발언을 내놨다. 그러나 같은 당 우원식 의원은 페이스북에 “어떤 가정사가 있는지 모르지만 그 사정을 공개하지 않고, 국민께 양해를 구하지 않고, 사직만 한다고 이해가 되겠는가”라고 썼다. 또 “문재인정부의 청와대 수석이면 사직해도 문재인정부에 책임 있는 사람 아닌가”라며 “그 사람이 국가를 운영하던 직책을 아파트 하나 보존하기와 바꾸는 것으로 국민들에게 인식되는 게 옳은가”라고 따졌다. 하지만 우 의원은 이 글을 삭제했다.
야권 일각에서는 김 전 수석 논란을 레임덕(정권 말 권력누수)의 한 징조로 보고 있다. 통합당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김 전 수석의 뒤끝 있는 마무리를 보니까 정말 청와대에 대통령의 영이 제대로 안 서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