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란에 따른 지지율 하락으로 고민하던 여권이 여권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중 한국이 경제성장률 1위를 기록한 것을 두고 입을 모아 자축하고 있다. 여권 인사들이 앞다투어 간만에 등장한 호재를 한껏 띄우는 모양새지만, 자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내부에서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인 이낙연 의원은 12일 페이스북에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0.8%. OECD 회원국 중 1위”라며 “국민 여러분 동참으로 이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역의 성공이 큰 몫을 했다.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도 해당 소식을 전하며 “물난리를 겪고 있는 국민들에게 희망의 불씨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고위 당정협의회에 참석해 “방역과 경제 위기 대응에 힘을 모아준 국민 덕분에 OECD는 우리나라를 국경과 지역 봉쇄 없이 방역에 가장 성공한 모범국가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허윤정 대변인은 논평에서 “OECD는 확장적 재정정책 등 적극적인 위기 대응으로 회원국 중 경제위축이 가장 작았다고 분석했다”며 “내수 회복, 경제 활력을 위해선 적극적인 정책이 지속돼야 한다”고 했다.
청와대발(發) 부동산 대란의 주역이었던 노영민 비서실장도 자축 행렬에 합류했다. 노 실장은 페이스북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8%로 발표했다. OECD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한국의 경제성장 전망을 상향조정 한 것”이라며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양호한 성장률”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대부분 코로나19 방역 성공이 경제성장률 1위를 견인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다만 12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4명을 기록했다. 신규 확진자 50명대는 지난달 26일(58명) 이후 17일 만이다. 다른 나라 상황과 비교하면 양호하지만 아직 방역 성공을 논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여권은 동시에 일각에서 제기되는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 우려’에 대해 단호히 선을 긋는 모양새다. 허윤정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 인사 문제 등으로 그런 (레임덕) 이야기가 나오는데 전혀 그렇게 인지하고 있지 않다”며 “부동산 문제 등에서 당청 간 이견이나 주도권 문제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정청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요즘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어떻다 저렇다 말이 많다”며 “이럴 때일수록 똘똘 뭉쳐 방어막을 치고 민심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당내에서도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태, 부동산 정책 등으로 인한 민심을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용진 의원은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 눈높이, 상식, 마음을 헤아리고 나서 정책이 있는 것”이라며 “국민의 마음을 다치게 하거나 헤아리지 못한 채로 아무리 좋은 대책을 내놔야 백약이 무효인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