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의 기다림…군 점유 포항 화진해수욕장 담장 철거

입력 2020-08-12 16:53 수정 2020-08-12 16:56
12일 경북 포항 화진해수욕장 내 육군 화진훈련장의 철조망과 담을 철거하는 공사가 시작됐다. 포항시 제공

경북 포항 화진해수욕장 내 군사시설 보호를 위해 설치한 철조망과 담장이 38년만에 철거에 들어갔다.

12일 포항시에 따르면 이날 북구 송라면 주민들과 육군 제50사단, 포항시 관계자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육군 화진훈련장 담 철거 공사를 실시했다.

송라면 화진리 폭 9m의 마을 도로를 따라 설치됐던 블럭담장은 길이 약 513m 높이 약 3m 철조망 및 펜스 약 405m이다.

송라면 발전협의회 관계자는 “38년 만에 주민의 품으로 다가온 군점유 화진해수욕장의 담장 철거 소식은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의미 있는 날로 만감이 교차한다”라고 말했다.

포항시와 군 관계자, 송라면 주민 대표 등은 조만간 민·관·군협의체 구성과 화진해수욕장 개발을 위한 상생협약을 체결하고 군사시설 철거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 할 예정이다.

군사시설이 개방·철거되면 화진해수욕장 개발이 큰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포항시 관계자는 “담장 철거를 시작으로 민․관․군이 상호 협의를 통해 남은 군사시설 철거와 해수욕장 개발을 본격 논의할 예정”이라며 “군부대에 막혀 중단된 해양관광과 지역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육군 50사단은 지난 1982년 6월부터 화진해수욕장 내 11만4870㎡를 사격훈련장 등 군사시설로 사용하고 있으며, 시유지와 공유수면을 제외하면 국방부 소유는 2만6000㎡다.

포항=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