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성추행 방조’ 수사 속도…김주명 전 비서실장 조사

입력 2020-08-12 15:23
강용석 변호사가 지난달 17일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서울시 관계자를 고발한 사건과 관련해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경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방조 및 묵인 혐의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박 전 시장의 핵심참모인 김주명 전 서울시 비서실장(현 서울시 평생교육진흥원장)을 소환 조사한다. 박 전 시장 비서실장 출신 중 방조 의혹으로 조사를 받는 것은 김씨가 처음이다. 김씨를 시작으로 핵심 관계자들의 조사가 이어지면 해당 사건 수사 또한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은 오는 13일 오전 김씨를 소환해 피고발인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씨는 경찰과 계속 출석 조사 일정을 논의해왔으며 13일로 조율이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본인의 의견을 밝히겠다는 의사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 사건과 관련해 성추행 방조(제3자 고발), 2차 가해(피해자 고소), 변사사건 등 세 갈래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김씨의 소환조사는 앞서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측이 지난달 15일 서울시 전현직 관계자들이 성추행 사건을 방조 및 묵인했다는 취지로 고발한 사건과 관련된다. 가세연은 김씨를 비롯해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오성규 전 서울시 비서실장 등 전직 비서실장 4명을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강제추행 방조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경찰은 이미 해당 사건과 관련해 서울시 전현직 관계자 20여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다만 참고인과 피해자 측의 진술에 엇갈린 부분이 있어 경찰은 지난 4일 대질신문과 거짓말탐지기 활용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피해자 또한 대질신문에 응하겠다는 의사를 표했다고 전해졌다.

김씨는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서울시 비서실장을 지낸 인물이다. 지난해 7월 5일 서울시 평생교육진흥원장에 임명돼 3년의 임기를 수행하고 있다. 기자 출신인 김씨는 25년간 CBS에서 베이징 특파원, 정치부장, 논설위원장을 거쳤다. 서울시에선 2017년 미디어특보직을 맡으며 근무를 시작했다.

강보현 기자 bob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