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역대 최대’ 신용대출 받아 집값·전셋값 메꿨다

입력 2020-08-12 14:20

지난달 가계 신용대출 증가 규모가 3조7000억원을 넘어섰다. 대출 자금 상당 부분이 주택 매매와 전세 자금 등 부동산 관련 용도로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은행은 ‘2020년 7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서 ‘가계 기타대출’(잔액 245조6000억원)이 3조7000억원 불었다고 12일 발표했다. 6월 증가액(3조1000억원)보다 6000억원 많고, 2018년 10월(4조2000억원) 이후 21개월 내 가장 큰 월별 증가폭이다. 7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기록이다.


윤옥자 한은 시장총괄팀 과장은 신용대출과 관련해 “주택관련 자금 수요가 큰 영향을 미쳤다”며 “6·17 대책 직전 활발했던 아파트 거래의 매매대금, 지난달 늘어난 수도권 아파트 분양의 계약금, 최근 전셋값 상승에 따른 자금 수요 등이 신용대출 증가 요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7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36조5000억원으로 6월 말보다 7조6000억원 증가했다. 올해 들어 3월(9조6000억원), 2월(9조3000억원), 6월(8조2000억원)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월별 증가액이다. 7월만 놓고 보면 2004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 규모다. 이 가운데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잔액 689조8000억원)이 한 달 사이 4조원 늘었다. 다만 증가 폭은 6월(5조1000억원)보다 줄었다.

이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7월중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도 지난달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1조4000억원 늘었다. 금융권 전체로 보면 가계대출이 한 달 간 9조원 늘어난 셈이다. 지난해 7월(5조7000억원)과 지난달(8조7000억원)보다 많은 규모다.

이에 은행권과 제2금융권을 합한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7월말과 비교해 1년사이 5.7% 증가했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신용대출(6000억원)을 포함한 기타 대출이 1조3000억원 늘고 주택담보대출도 2000억원 증가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