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만한 세상] “쓰러진 할아버지께 누가 자꾸 말을 걸었습니다”

입력 2020-08-12 10:44
쓰러진 노인을 구해 119대원에게 인계한 육군 장병들. 왼쪽부터 김재웅 하사, 임영준 중사, 박진혁 하사, 노환영 하사. 육군 53사단 제공, 연합뉴스

국군 장병들이 자전거를 타다 쓰러진 할아버지를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육군 53사단 울산연대 임영준 중사와 김재웅·박진혁·노환영 하사는 지난 2일 오후 10시30분쯤 울산시 울주군 온양읍 남창리에 있는 식당에서 식사하고 나오다가 길가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한 할아버지를 발견했습니다.

할아버지는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진 듯 옆에는 자전거가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고 합니다.

이들은 위급한 상황이라고 판단해 119에 먼저 신고했습니다. 이어 구조대가 신속하고 정확하게 출동할 수 있도록 환자의 상태와 위치를 알릴 수 있는 사진을 찍어 119로 전송하기도 했죠.

그리고 이들은 구조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할아버지에게 응급처치를 했습니다. 인근 가게에서 수건과 휴지를 빌려와 할아버지가 흘리는 피를 닦았고, 할아버지가 의식을 잃지 않도록 계속 말을 걸었습니다.

장병들의 보살핌 덕분에 할아버지는 구조대가 올 때까지 의식을 잃지 않고 버틸 수 있었습니다.

이들은 할아버지가 119구급차에 실려 안전하게 병원으로 후송되는 모습을 지켜본 뒤 현장에 방치된 자전거를 할아버지 댁에 옮겨다 놓고서야 집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건강을 되찾은 할아버지는 119안전센터를 통해 자신을 구해준 장병들을 수소문했습니다. 할아버지는 이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감사 인사를 전했다는데요.

임 중사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해 봉사하는 것은 군인의 본분입니다. 군인이라면 누구라도 우리처럼 행동했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날 네 명의 군인은 일면식도 없는 할아버지를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나섰습니다. 일상 속에서도 누군가의 생명을 지켜낸 이들의 선행이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듭니다. “국민을 지킨다”는 군인 정신을 몸소 보여준 네 영웅에게 진심 어린 박수를 보냅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이화랑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