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를 위한 청신호(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호~옴) 주택과 청년창업을 지원하는 도전숙(도전하는 사람들의 숙소), 30~40대 등 무주택 실수요자를 위한 지분적립형 분양주택, 50~60대에게 안정적 노후생활을 보장하는 연금형 주택 등 생애주기별 맞춤형 주택공급 체계가 마련됐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12일 서울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열어 새롭게 개발한 분양주택 모델인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을 포함, 3개의 신규 주택브랜드를 공개했다.
SH공사는 지난 4일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통해 처음 공개된 분양주택 모델인 ‘지분적립형 분양주택’ 브랜드명을 ‘연리지홈’으로 정했다. 연리지는 뿌리가 다른 나뭇가지가 서로 엉켜 마치 한나무처럼 자라는 현상으로, 시민과 SH공사가 함께 만드는 주택브랜드를 의미한다.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에도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천현숙 SH도시연구원장은 “주택담보대출을 할 때 LTV 40%를 자기 지분에 적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령 최초 취득 지분으로 분양가의 40%를 택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은 분양가의 40%의 40%, 즉 분양가의 16% 수준까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세용 사장은 “SH가 소득 1∼4분위를 대상으로 임대주택, 7분위 이상을 대상으로 일반 분양을 공급했는데 지분적립형은 그동안 빠졌던 5∼6분위를 대상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시와 공사는 저이용 유휴 부지 개발이나 공공시설 복합화 사업 등을 통해 신규 주택 공급 대상지를 확보해 2028년까지 지분적립형 주택 약 1만7천호를 지을 예정이다.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은 자금력이 부족한 실수요자의 주택수요 충족에 적합한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특히 최근 급증한 주택 ‘패닉바잉’ 현상을 진정시킬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50~60대 안정적 노후생활을 보장하는 ‘연금형 소규모주택정비사업’ 모델인 ‘누리재’는 ‘누리다’와 ‘재(장소)’의 합성어로 열심히 살아온 인생, 어깨의 짐은 내려놓고 편안하게 누리며 살아가는 집이라는 뜻이다. 자율주택정비사업에 참여하는 노후주택 소유자가 원할 경우 기존주택을 공공에 매각한 후 공공임대주택에 재정착하면서 10~30년간 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 모델이다. 2019년 SH도시연구원이 50대 이상 노후 단독·다가구주택 소유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6%는 노후준비가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67%는 상황에 따라 주택을 처분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주택도시공사의 연금형 소규모 주택정비사업 월 지급금 시뮬레이션 결과 종전 자산 지분이 작거나 비례율이 낮아 추가분담금을 낼 여력이 없는 고령자도 경제적 손실 없이 참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자산평가액이 2억7700만원인 주택의 주인이 30년 연금형을 선택할 경우 공공임대주택 재정착을 위한 보증금과 월임대료를 선 공제한 후 66만~77만원을 수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보증금을 매각가에서 공제하지 않고 별도 납부할 경우 77만~89만원을 수령하게 된다.
도전숙 시즌2 ‘에이블랩(ablab)’은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창업에 도전하는 2030세대를 위한 직주일체형 창업지원주택이다. ‘도전숙’은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이 주거와 사무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임대주택으로 ‘도전하는 사람들의 숙소’라는 뜻이다. SH 공사는 2014년 성북구를 시작으로 은평구, 성동구, 서대문구 등 총 10개 자치구에 563호의 도전숙을 조성했다. 입주자는 최장 6년까지 거주하며 다른 창업가들과 함께모여 협업하면서 꿈을 펼쳐나가고 있다.
도전숙 입주자들의 니즈(Needs)를 반영해 새롭게 업그레이드 한 도전숙 시즌2 ‘에이블랩(ablab)’에는 캠퍼스타운 인근 창업 클러스터 조성, 자치구-대학-SH 3각 협력강화, 건설형 도전숙 사업참여,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한 신규 평면개발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특히 SH 공사는 제1호 ‘에이블랩’ 공급을 위해 노원구, 서울과학기술대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캠퍼스 일대에 ‘에이블랩’과 도전선을 집적하고 공공부문과 대학이 협력해 창업밸리를 조성하는 ‘창업 클러스터 조성사업 모델’을 구축 중에 있으며 시범사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도전선(Challenger ship)은 창업활동을 돕는 공방, 공용 오피스, 회의실, 커뮤니티 시설 등의 공간이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