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초저금리 속에 유동성이 넘치면서 전 세계 집값이 최고로 치솟은 가운데 한국의 집값 상승률이 세계적으로는 중하위권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세계 실질주택가격 지수(Global Real House Price Index)는 167로 해당 지수 집계가 시작된 2000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IMF는 2000년 2분기를 기준(100)으로 물가 상승을 반영한 세계 63개국의 집값을 단순 평균한 해당 지수를 분기마다 산출하고 있다.
지수는 2008년 1분기 160까지 상승했다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에 따른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11년 4분기~2012년 3분기에 144까지 하락했다. 이후 차츰 살아나 2017년 2분기(160)에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뒤 꾸준히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집값이 고공행진 하는 데는 각국 중앙은행의 초저금리가 이어지며 글로벌 유동성이 극대화된 영향이 크다.
국가별로 보면 2018년 4분기부터 2019년 3분기까지 63개국 중 45개국의 집값이 오르고 이 중 한국의 상승률은 1.1%로 37위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7개국 중에서도 한국의 상승률은 26위 수준으로 중하위권이었다.
반면 일본(1.0%), 이탈리아(0.1%), 영국(-0.6%), 홍콩(-4.4%), 호주(-5.3%) 등은 한국보다 낮았다.
최근 논란의 중심에 있는 한국의 집값 상승률이 국내 체감과 달리 낮은 수준인 데는 통계적 특성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IMF 통계는 각국의 평균 집값 상승률을 집계한 것으로, 서울이나 수도권 외에 전국을 대상으로 하고 빌라 등 모든 유형 주택까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집값 상승률을 견인하는 것은 아파트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