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우리 함께 달을 보자

입력 2020-08-11 21:07 수정 2020-08-11 21:27

서헌제 중앙대 명예교수
한국교회법학회 회장

최근에 희한한 유튜브 영상을 하나 봤다. 내용은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에 관한 것이었다. 박지원 국정원장이 취임 이후에 새에덴교회를 방문하여 예배를 드렸다. 그런데 소강석 목사가 국정원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과 비상한 일정 중에서도 교회를 찾아와 예배드리는 그를 격려하는 의미로 건넨 덕담과 조크를 문제 삼고 있었다.

나는 그 영상을 보면서 어쩌면 저렇게 의도적으로 발언을 곡해하고 악의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지 눈과 귀를 의심할 정도였다. 물론 사람의 발언은 해석에 따라서 다를 수 있다. 소강석 목사 역시 페이스북을 통하여 자신의 진의를 밝힌 것을 보았다.

그의 덕담과 조크가 사람에 따라 과도하게 들릴 수 있다면 사과하면 될 일이다. 그러나 신학적 논쟁도 아니고 설교 중에 대한민국의 안보를 책임질 최고의 수장에게 격려하는 차원에서 건넨 덕담과 조크를 편향되게 왜곡하여 공격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우리는 그런 비판을 하기 전에 먼저 우리의 모습을 살펴보아야 한다. 그렇게 비판하는 사람들은 그동안 한국교회의 이미지와 격에 손상을 입혔는가도 돌아봐야 한다.

물론 그들 역시 한국교회를 지키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서 그렇게 하였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점은 나도 동감한다. 그러나 최소한 내가 지켜본 소강석 목사는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모든 역량과 재원, 사회적 네트워크를 모두 다 바쳐서 한국교회를 지키기 위해 섬겨온 목회자다.

십 수 년 전부터 전 국정원장인 김승규 장로와 함께 이슬람 스쿠크법을 막아내고 차별금지법을 막고 종교인과세를 전략적으로 대처하여온 선각자적인 목회자다. 지금이야 반동성애 운동이 보편화 되었지만, 십 수 년 전부터 동성애운동의 전략과 실체, 문화막시즘의 배후사상을 글을 통하여 신문지면에 알리고 집회와 강연 등을 통하여 반동성애 운동을 이끌었던 상징적인 목회자다.

그는 필요할 때는 언제든지 광장에 나가서 검을 휘두르는 검투사처럼 외치기도 하였고 또 필요할 때는 여야 정치인들과 만나서 협상을 하고 조정을 이끌어냈던 달인이었다. 특별히 종교인과세를 대처할 때 아주 전략적으로 일을 했다.

이번에도 박지원 원장이라는 한 개인을 높이려는 것이 아니라 그가 맡고 있는 직책의 중요성을 알기에 그는 한국교회의 적극적 우군으로 만들며 한국교회 생태계와 건강한 사회를 지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 노력해 달라는 차원에서 건넨 말이었을 것이다.

물론 그도 연약한 인간이기에 실수할 수 있고 허물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한국교회를 사랑하고 지키기 위한 그의 진심과 본심, 선한 의도를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를 B급 감성 유머의 대세적 언어를 썼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더 이상 편가르기를 하며 서로 물고 뜯으며 공격해서는 안 된다. 무조건 소리치고 공격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한국교회 생태계와 건강한 사회를 지키기 위해서는 전략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전략이 있는 지도자를 세워야 한다. 지금 한국교회는 리더십을 상실한지 오래이지 않는가.

그래서 지금 한국교회는 리더십의 부재 때문에 혼란과 분열을 겪고 있다. 하나님이 세우시고 쓰시고자하는 지도자들을 함께 격려하고 지지해야 한다. 우리가 외칠 때는 외치더라도 소통하고 설득할 때는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반대하기 위하여 모처럼 조성된 교회 일치운동의 흐름에 우리 모두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함께 달을 보자.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보며 공격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이제 분열과 갈등을 멈추고 힘을 모아 미래를 향해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