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가 체포된 홍콩의 반중국 매체인 빈과일보(蘋果日報)가 대중 항전의지를 다진 1면 머리기사를 발간했다. 홍콩 시민들은 신문을 완판시키며 지지를 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1일 발간된 빈과일보의 1면 머리기사 제목은 ‘빈과일보는 계속 싸워야 한다’였으며 전날 일어난 사주의 체포사건을 다뤘다. 평소 10만부 안팎이 판매되는 신문은 이날자의 경우 5배 이상인 50만부 넘게 인쇄됐으며 완판된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계층이 주로 거주하는 몽콕 지역 등에서는 조간신문이 배달되기 훨씬 전인 이날 오전 2시부터 시민 10여명이 줄을 서서 빈과일보의 발간을 기다렸다. 일부 노점 판매자들은 아침 출근 시간 신문이 완판됐다고 밝혔다.
신문을 사러 나온 킴 야우(45)씨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어제 경찰이 한 일은 언론의 자유를 잔혹하게 침해한 것”이라며 “모든 양심 있는 홍콩인은 홍콩과 빈과일보를 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빈과일보 주가는 사주 체포 후 홍콩 시민들의 주식 매수 캠페인 덕에 1000% 폭등하기도 했다.
홍콩보안법 전담 조직인 경찰 내 국가안보처는 전날인 10일 오전 홍콩 호만틴 지역에 있는 지미 라이(黎智英)의 자택에서 그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또한 빈과일보 사옥에는 200여명의 경찰이 들이닥쳐 임원들을 체포하고 압수수색을 벌였다.
친중 성향의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한 소식통을 인용해 지미 라이가 외국 세력과 결탁, 선동적인 언행, 사기 공모 등을 한 혐의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는 지미 라이의 체포에 대해 매우 걱정스럽게 생각한다”며 “라이와 동료들에 대한 체포는 민주화와 야권세력을 위협하고 독립언론을 억압하는 조처다”라고 꼬집었다.
캐나다 외교부 대변인은 “홍콩 신문에 대한 급습과 체포는 기본법에 보장된 언론의 자유를 심각하게 무너뜨리는 일”이라며 “캐나다는 언제 어디서든 공권력의 위협과 억압이 없는 환경에서 활동해야 하는 미디어의 권리를 지지한다”라고 말했다.
한명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