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군부대 13명 집단감염…외부강사 무증상 상태서 슈퍼전파

입력 2020-08-11 16:27 수정 2020-08-11 16:28

지난달 경기 포천 군부대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은 무증상 상태였던 외부강사가 감염원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11일 충복 오송 질병관리본부(질본)에서 열린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경기도 포천과 양주 주둔 군부대 집단 감염 사례와 관련한 역학조사 경과를 발표했다.

포천 군부대 관련 감염 확진자는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3일까지 모두 22명이 발생했다. 이 중 군인이 19명, 민간인은 3명이다.

방역 당국은 이번 집단감염이 해당 군부대에서 ‘전역 후 미래설계 교육’ 강의를 진행한 외부 강사를 통해 유입돼 전파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 강사는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기 3일 전부터 증상이 나타난 후 이틀째까지 모두 5번 강의를 진행했다. 그런데 이 중 증상이 발생하기 하루 전인 지난달 16일 강의에 참석한 25명 중 13명(52%)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외부 강사가 무증상 상태일 때 13명을 감염시킨 것이다. 역학조사 결과 이날 강의 당시 강사는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고, 이날 강의장 면적이 가장 좁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밀폐되고 밀집된 환경이었던 셈이다.

증상이 발생한 지 3일 후에 이뤄진 20일 강의에는 27명이 참석했지만, 이 중에서는 1명(3.7%)만 감염됐고, 추가환자는 나오지 않았다.

이후 감염자들은 부대 내 종교활동(3명)과 생활관(1명)을 통해 ‘n차 감염’된 경우였다.

권 부본부장은 “강사가 감염원 역할을 했다고 판단은 된다”고 말했다. 다만 “어디서 감염된 것인지는 아직 정확하게 규명되지는 않았고 역학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증상이 발생하기 전 전파력이 높을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설명한다. 권 부본부장은 “증상이 발생하기 이전에도 전파가 반 이상 나타난, 즉 전파가 가능하다는 것이 분명하게 확인됐다”며 “실내에서 장시간 비말 전파가 가능한 곳에서는 비록 증상이 없더라도 상시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차 전파 당시 바이러스에 노출된 후 증상이 발생하기까지 평균 잠복기는 6.1일이었으며, 선행감염자와 후행 감염자 간 증상이 발생일 간격은 평균 세대기는 5.1일 이었다.

방역 당국은 집단생활을 하는 군부대 특성을 고려해 바이러스 노출 추정 기간을 지난달 14일부터 21일까지 일주일로 잡고, 이 기간 노출·감염 가능성이 있는 234명 등에 대해 전수검사했다. 외출·외박한 장병 6명의 경우 조사 결과 기존 확진자와의 접촉력과 지역사회 유행지역 방문력이 없다는 점은 확인됐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