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마스크를 쓰는 이유? “다른 사람이 쓰니까”

입력 2020-08-11 15:02
지난 8일 오후 일본 도쿄도 시부야구의 횡단보도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길을 건너고 있다. 교도통신 연합뉴스

최근 일주일간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만명에 육박한 가운데 일본인들이 마스크를 쓰는 가장 큰 이유가 ‘주변 눈치’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1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나카야치 가즈야 도시샤대학 교수(사회심리학)가 이끄는 연구팀은 최근 스위스 심리학 전문지 ‘프론티어즈 인 사이콜로지’에 게재된 논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나카야치 교수 연구팀은 일본 내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되던 지난 3월부터 연령·거주지 등을 고려해 1000명을 선별한 뒤 마스크를 쓰는 이유와 빈도를 조사했다.

산출된 분석 지수를 보면 ‘다른 사람이 쓰고 있기 때문’이라는 응답 지수가 0.44로 가장 높게 나타나 ‘불안을 누그러뜨리기 위해서’라는 응답 지수(0.16)를 압도했다. 반면 ‘본인의 감염 방지’나 마스크 착용의 가장 큰 기대효과인 ‘다른 사람에 대한 전염 예방’에 대한 지수는 0에 가깝게 나왔다. 일본인들이 주변의 눈치 때문에 마스크를 쓴다는 얘기다. 이 지수는 1에 가까울수록 해당 이유가 마스크 착용 빈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나카야치 교수는 “(일본) 사람들이 바람직한 행동을 하도록 하는 데는 이번 마스크 사례처럼 ‘모두가 하고 있다’는 동조 심리를 자극하는 것이 유효하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그는 “그 정도가 지나칠 경우 답답한 감시사회가 될 수 있다”며 정부 정책을 펴는 데 이러한 심리를 활용하는 것에 신중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