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철(51·사법연수원 23기) 신임 서울고검장이 11일 “헌법가치 수호와 공정한 법집행이라는 본연의 임무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조 고검장은 이날 서울고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힘들고 어려울 때일수록 원칙과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개혁은 단순한 변화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원칙과 기본으로 돌아가고, 그 원칙과 기본이 흔들리지 않도록 견지할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개혁”이라고 강조했다.
조 고검장은 취임사에서 “형사절차의 급격한 변화 등으로 많은 검찰 구성원들이 당혹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법무부의 검경 수사권조정안 시행령 입법예고안 등에 대한 검찰 내 반발 기류를 언급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요즘 주변을 보면 타인에게 무례하고, 자신의 감정을 마음껏 분출하며 자기 책임에는 눈 감은 채 다른 사람만 마구 힐책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성숙한 인간의 자세가 아니고 공동체와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자격 미달”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법무부와 검찰을 둘러싼 각종 내홍을 염두에 둔 발언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조 고검장은 취임사 말미에 “스스로 중심을 굳건히 잡아야 이 세상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고 세파에 휩쓸리지도 않는다”고 직원들에게 주문했다.
충남 홍성군 출신인 조 고검장은 여의도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1997년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해 대검찰청 연구관, 법무부 검찰과장,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 법무부 대변인, 대검 공안기획관, 서울남부지검 1차장, 서울서부지검장 등 법무·검찰 내 요직을 두루 지냈다. 윤석열 검찰총장과 동기인 조 고검장은 검찰 내 대표적인 ‘기획통’으로 꼽힌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