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나라살림 적자가 역대 최대인 111조원에 육박했다. 재정 지출은 늘어났지만 세금은 지난해보다 덜 걷혔다. 기획재정부는 ‘월간 재정동향 8월호’에서 올해 1~6월 총수입이 226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조1000억원 줄고 총지출 316조원으로 31조4000억원 증가해 수지 적자폭이 커졌다고 11일 발표했다.
국세수입 지난해보다 23조3000억원 감소
경기 부진과 세정 지원 등으로 국세 수입이 크게 줄었다. 1~6월 국세 수입은 132조9000억원으로 작년보다 23조3000억원 감소했다. 올해 1년간 걷으려는 세금 목표액 중 실제 걷은 금액이 차지하는 비율인 세수 진도율(2차 추가경정예산 기준)은 45.7%로 지난해(53.2%)보다 7.5%포인트 떨어졌다.
세목별 진도율은 소득세(40조9000억원)가 46.2%, 법인세(29조3000억원)가 45.5%, 부가세(31조원)는 45.2% 등이다.
6월 한달만 보자면 국세 수입이 14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6월보다 1조9000억원 줄었다. 소득세(4조2000억원)는 2조8000억원 감소했는데 종합소득세 세정지원 효과(-2조5000억원), 근로장려금 반기 지급 시작(-6000억원) 영향이 있었다.
부가세(1조8000억원)도 8000억원 줄었다. 수입 감소와 정유사 세정지원(-3000억원) 등이 작용했다. 반면 법인세(3조1000억원)는 4000억원 증가했다. 5월 연결법인세 분납분의 6월 귀속(1조1000억원), 세정 지원에 따른 납기연장분 중 일부 납부(2000억원) 등이 영향을 미쳤다.
종합부동산세, 인지세, 증권거래세 등 기타 국세(3조1000억원)도 8000억원 증가했다. 이중 종부세는 분납기한이 2월에서 6월로 변경되면서 6000억원이 더 걷혔다.
기재부는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세정 지원에 따른 납기 연장(-11조3000억원), 2019년 하반기 근로장려금 신청분 지급(-6000억원)을 감안하면 실제 1~6월 누계 세수는 지난해보다 11조4000억원 감소했고, 6월 세수는 7000억원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총 지출 316조원… 지난해보다 31조4000억원 증가
상반기 총지출은 316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조4000억원 증가했다. 6월 총지출은 1년 전보다 6조9000억원 늘어난 56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고용보험기금(고용유지지원금·구직급여) 지출과 3차례 편성한 추경의 적극적인 집행 영향을 받았다.
세부적으로는 일반회계가 25조1000억원, 특별회계가 2조9000억원, 기금이 13조9000억원 각각 늘었다. 다만 지방자치단체 교부금 정산 등 세입세출 외 지출은 10조4000억원 줄었다.
관리재정수지 적자 110조5000억원
총수입은 줄고 총지출은 늘며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상반기 통합재정수지 적자는 90조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적자폭이 51조5000억원 커졌다.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보장성 기금을 빼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상반기 110조5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자폭이 51조원 커졌다.
통합재정수지와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올해 들어 매월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 중이다. 6월까지 통합재정수지와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컸다.
6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764조1000억원으로 전월보다 2000억원 줄었다. 국고채를 6월 상환한 데 따른 것이다. 중앙 부처와 공공기관의 올해 ‘조기집행 관리대상사업’ 305조5000억원(2차 추경 기준) 중 6월 말까지 집행한 실적은 203조3000억원이다. 연간 계획 대비 집행률은 66.5%다.
강미자 기재부 재정건전성과장은 “상반기 예산 조기집행과 세목 특성상 매년 6월 수지는 적자를 보여온 데다 올해는 코로나19 대응으로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면서 “연례적으로 반복되는 관리재정수지 월별 패턴, 세정 지원에 따른 하반기 세수 유입 효과 등을 고려할 때 올해 관리재정수지는 연말에 정부 전망 수준(111조5000억원 적자)으로 수렴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