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째 폭우에 피해 눈덩이… 이재민 7000명 육박

입력 2020-08-10 21:50
10일 전남 구례군 구례읍 시가지가 최근 폭우로 불어난 하천물이 빠져나가자 진흙탕으로 변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열흘째 이어진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밤낮 없이 응급복구에 나서고 있지만 연일 퍼붓는 비에 56% 가량만 복구돼 더디기만 하다.

정부는 7개 시·군 외에 피해가 큰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추가 선포하기 위한 예비조사를 서두르고 있다. 당장 지원이 시급한 전북·전남·경남·광주 4개 시·도에 60억원의 재난안전 특별교부세를 지원했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30분 기준 잠정 집계된 인명 피해는 사망 31명, 실종 11명, 부상 8명이다. 전날 집계치보다 더 늘어나진 않았다.

수난사고로 분류돼 중대본 집계에서 제외된 강원 춘천시 의암댐 선박 침몰사고 인원(사망 4명·실종 2명)까지 더하면 사망 35명, 실종 13명, 부상 8명이 된다. 사고 닷새 만인 이날 오전 8시쯤 실종자 3명중 춘천시청 주무관이 숨진 채 발견돼 실종자 수가 사망자 수로 변동됐다.

10일 오전 전남 화순군 도곡면 한 복숭아 과수원에서 폭우로 떨어진 복숭아가 썩거나 짓뭉개져있다. 사진=연합뉴스

10일 오전 전남 구례군 구례읍의 한 마을 주택 지붕 위에서 119대원들이 소를 구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민은 계속 늘어 11개 시·도 4047세대 6976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1925세대 3411명이 여태 귀가하지 못하고 있다.

일시 대피자는 현재 11개 시도 2904세대 5547명이다. 열흘간 누적치로는 4841세대 1만268명으로 1만명을 넘어섰다.

열흘간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된 인원은 2032명이다. 1956건의 급배수를 지원하고 5795건의 안전조치도 취했다.

시설 피해 건수는 2만813건(공공시설 8461건, 사유시설 1만2352건) 접수됐다. 하루 만에 6722건 추가 접수된 것이다. 이중 1만1649건(56.0%)만 응급복구가 끝났다.

물에 잠기거나 파손된 민간주택은 5482채로 늘었다. 비 피해를 입은 비닐하우스(4671동)와 축사·창고(2199개) 역시 6870개로 불어났다.

침수됐거나 유실·매몰된 농경지는 2만6640ha(헥타르)다. 이는 여의도 면적(290ha)의 91.9배, 축구장(0.73ha) 면적의 3만6493배에 이른다.

도로·교량 4968개소, 하천 690개소, 저수지·배수로 268개소가 파손·유실되는 피해를 봤다. 산사태도 전국적으로 770건 발생했다.

현재 도로 68개소, 지하·하부도로 5개소, 둔치주차장 196개소가 통제되고 있다. 철도는 5개 노선(충북선, 태백선, 영동선, 경전선, 장항선)이 운행 중지됐고, 중앙선은 시속 60㎞로 서행하며 단선운행 중이다.
지난 9일 폭우로 유실됐던 경남 창녕군 이방면 낙동강 제방이 10일 복구 완료된 모습. 사진=경남 창녕군 제공

폭우로 인해 광주 서구 서창동 인근에서 농약이 유출되자 흡착포 방제작업을 하는 지자체 관계자. 사진=광주 서구 제공

하늘과 바닷길도 막혔다. 결항된 항공기는 103편이다. 37개 항로 여객선 51척의 발이 묶였고 7개 항만의 출항이 통제됐다.

22개 국립공원의 614개 탐방로는 산사태 발생을 우려해 오는 11일까지 출입을 막기로 했다.

정부는 7개 시·군 외에 피해가 큰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추가 선포하기 위한 피해조사를 벌이고 있다. 현재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곳은 경기 안성시, 강원 철원군, 충북 충주시·제천시·음성군, 충남 천안시·아산시이다.

특별재난지역 추가 선포에 앞서 지원이 시급한 전북·전남·경남·광주 4개 시도에 총 60억원의 특별교부세를 긴급 지원했다. 정부의 특교세 지원은 지난 5일(70억원)에 이어 두 번째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