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강 3중 6약, 그리고 인천…뚜렷해지는 K리그1 윤곽

입력 2020-08-11 06:00 수정 2020-08-11 06:00
울산 현대를 응원하는 축구팬이 지난 8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울산의 머플러를 펼쳐 들고 선수단을 응원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시즌 중반을 넘어선 K리그1의 순위 윤곽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선두 울산 현대와 디펜딩챔피언 전북 현대가 2강을 형성한 와중에 상주 상무와 포항 스틸러스, 대구 FC가 3중을 이룬 형태다. 이후부터 6위부터 11위까지 촘촘하게 자리한 와중에 꼴찌 인천만 홀로 쳐져 있다.

15라운드가 종료된 9일 기준으로 울산은 전북에 1점차 앞선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수원 삼성과의 8일 경기에서 덜미를 잡히면서 3점이였던 승점차가 줄었다. 그러나 이전까지 6연승을 기록하는 등 기세가 막강하다. 이청용 등 대표팀급 선발진에 그 못지 않은 수준의 막강한 스쿼드멤버, 화려한 공격진의 정점을 찍는 득점 선두 주니오의 존재까지 약점을 찾기가 힘들다.

전북 역시 강력하긴 마찬가지다. 시즌 초까지만 해도 예전 같은 측면 파괴력이 사라진 데다 한교원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여름 이적시장에서 파격적인 영입을 하며 역시 전북 답다는 평가를 받았다. ‘탈 K리그급’ 새 외국인 선수 구스타보와 바로우는 3경기 총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위력을 뽐내고 있다.

상주와 포항, 대구가 승점 3점 차로 자리잡은 중상위권도 서로 막상막하다. 상주는 올시즌 순위와 상관없이 강등이라 동기부여가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을 비웃듯 고공행진 중이다. 지금까지 상주를 이긴 건 울산과 포항 두 팀뿐이다. 10라운드에서는 승승장구하던 전북을 잡아내며 2위로 끌어내리는 충격적인 경기를 보여줬다. 27일 6명이 전역하는 고비가 있지만 현재 기세라면 상무가 상주에서 보내는 마지막 시즌을 명예롭게 끝낼 가능성이 높다.

포항은 올 시즌 김기동 감독의 역량이 빛을 발하고 있다. 원톱 일류첸코의 기량이 완숙기에 접어들었고, 플레이메이커 팔로세비치와 중원의 동력이 되어주고 있는 오닐까지 든든하다. 시즌 초 다소 팀과 안맞는 듯하던 팔라시오스도 2선 중앙 자리에서 대활약하는 등 활용법을 찾아낸 모습이다. 김 감독의 애제자 송민규가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고, 시즌 초반 군 입대자가 한꺼번에 발생해 다소 불안하던 수비라인도 슬슬 안정감을 찾고 있다.

시즌 초 다소 부진했던 대구는 지난 시즌의 위력을 찾았다. 명실상부 K리그 최고의 외국인 선수 세징야는 여전히 김대원과의 찰떡 호흡을 자랑하고, 위력적인 타겟맨 에드가에 새로 합류한 데얀까지 폭넓게 활약 중이다. 수비 조직력도 나무랄 데 없다. 수원 삼성과의 지난 14라운드에서 에드가의 결승골이 후반 막판 터질 수 있었던 건 수적 열세에도 상대 공세를 끈끈하게 버텨낸 수비진의 공이 컸다.

상위 스플릿 턱걸이 순위인 6위부터는 다소 혼란스럽다. 성남 FC가 현재 맨 앞에 있지만 단 한 경기면 언제라도 11위까지 추락할 수 있다. 성남과 강원 FC 등 시민구단의 만만찮은 전력뿐 아니라 승격팀 광주 FC와 부산 아이파크의 선전, 명문 FC 서울과 수원 삼성의 추락 등이 함께 빚어낸 결과다. 앞으로 각자가 어떤 팀을 상대하느냐는 물론 같은 ‘6약’과 붙었을 때 어떤 성과를 만들어내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유독 동떨어진 건 꼴찌 인천이다. 15경기째 승리를 거두지 못한 인천의 기록은 역대 세 손가락 안에 든다. 신임 조성환 감독이 빠르게 팀을 추스르는 것 뿐만 아니라 앞선 ‘6약’ 중에서 유독 쳐지는 팀이 생겨야 그나마 어느 때보다 힘들 생존 싸움에 희망이 생긴다. 앞서 8연패를 끊으며 그나마 팀에 돌기 시작했던 활기를 다시 연패하며 꺼뜨린 상황이라 남은 정규리그 7경기 하나하나가 그야말로 절체절명이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