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은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일부 수석을 교체한 데 대해 “청와대 참모진의 사의 표명은 ‘쇼’가 돼 버렸다”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청와대와 내각 경제라인의 전면적인 쇄신 없는 이번 인사는 국민에게는 아무 쓸모없는 제스처로 보일 것”이라며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의 교체를 촉구했다. 청와대 일부 참모를 교체하는 것으로는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을 덮을 수 없다는 게 통합당의 주장이다.
배준영 통합당 대변인은 “홍 부총리, 김 장관, 김 실장은 모두가 건재한 가운데, 심지어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마저 유임되며 청와대 참모진의 사의 표명은 그저 ‘쇼’가 돼 버렸다”고 논평했다. 이어 “덕분에 끝끝내 다주택 처분 권고에 불응했던 김조원 민정수석과 김거성 시민사회수석은 홀가분하게 청와대를 떠나 다주택자로 남을 수 있게 됐다”고 꼬집었다.
최형두 통합당 원내대변인은 “부동산 정책을 비롯한 현재의 국정 실패는 비서진 일부 땜질로 막을 단계를 넘어섰다”며 “참모 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국정에 대한 인식 전환과 국정 방향 전환”이라고 말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김조원 수석이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 불참한 것을 거론하며 “청와대는 참모진을 떠나보내는 순간까지 단 한마디의 사과도 없이 당당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주호영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청와대 비서진 사의 표명에 대해 “다주택자 처분 강요의 실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정작 책임이 있는 김상조 실장, 홍남기 부총리, 김현미 장관을 제외하고 책임을 묻는다는 건 눈 가리고 아웅”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대통령 비서실장과 수석들의 사직 쇼”라며 “부동산 정책과 관계없는 수석들이 사표를 낸 것으로, 잠시 상황만 모면하면 된다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짓”이라고 맹비난했다. 안 대표는 “청와대는 ‘직(職)보다는 아파트를 택했다’는 국민들의 조롱과 비판을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당은 이날 문 대통령이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과열 현상을 빚던 주택 시장이 안정화되고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한 것을 두고도 집중포화를 날렸다. 최 원내대변인은 “부동산 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반(反)경제학적 분석과 처방은 서민과 젊은 세대의 내 집 마련 꿈을 풍비박산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