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폭우로 전국에서 산사태가 빈발하면서 산지에 설치한 ‘태양광발전시설’이 산사태를 키운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미래통합당 등 야권은 태양광 발전 과정에서 발생한 산림 훼손이 집중호우에 따른 산사태 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하며 ‘태양광 국정조사’를 추진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시설 대부분은 햇빛을 최대한 오랫동안 받을 수 있도록 경사진 산비탈을 골라 설치하는데, 이 과정에서 무리한 벌목과 부실 관리 때문에 토지 기반이 무너졌다는 지적이다.
이채익 통합당 탈원전대책특위 위원장은 10일 성명에서 “현 정부의 무분별한 탈원전 정책으로 우후죽순 들어선 ‘산지 태양광 설비’가 산사태의 원인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며 “이번 장마 기간 6곳의 산지 태양광 발전 시설에서 산사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산지 태양광 설비 신축 규모가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에 전년 대비 271%, 2018년에 170% 증가했다면서 산을 깎고 나무를 베어낸 규모가 2017∼2019년 여의도 면적의 15배, 232만7000그루라고 전했다.
그는 “태양광 패널이 햇빛을 최대한 오랫동안 받을 수 있도록 일정 경사 이상의 산비탈을 골라 설치하는데, 그 과정에서 폭우에 견딜 나무나 토지 기반이 무너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라며 국조를 요구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전반적으로 현 사태에 대해 검증을 해서, 산에 설치한 태양광이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판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역시 최고위원회의에서 “온 나라를 파헤쳐 만든 흉물스러운 태양광 시설은 자연적인 홍수 조절기능을 마비시켰다고 한다”며 감사원 감사와 범야권 차원의 국조를 주장했다.
산림청 산사태예방지원본부에 따르면 8월 발생한 산사태는 모두 667건이다. 전국 산지 태양광 발전시설 1만2721곳 중에는 12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했다. 경북 성주와 고령, 전북 남원, 충남 금산(2건)·천안, 강원 철원, 충북 충주 등이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