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추경’ 꺼내든 여당…“당정협의하겠다”. 전당대회 선거운동도 중단

입력 2020-08-10 16:21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10일 역대 최장의 장마에 태풍 ‘장미’의 영향까지 겹친 상황에 4차 추경 카드를 꺼내들었다. 수해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 기존 2조원 규모의 예비비만으로는 피해 복구가 어려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또 예정된 전당대회 선거운동을 연기하고 의원들의 조속한 휴가 복귀와 지역구 피해 현황을 챙길 것을 요청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수해 피해 복구를 위해 조속히 긴급 고위당정회의를 통해 예비비 지출과 추경 편성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박광온 최고위원도 “2002년 태풍 (루사) 때 4조1000억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한 적이 있다”며 “예비비로 어렵다면 선제적으로 추경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12일 긴급 고위당정 협의를 할 예정이다.

전남 구례군 구례읍 전날 내린 폭우와 제방 유실로 수해를 당한 오일장 상인이 지난 9일 물에 젖은 집기를 빼내며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최고위원은 회의 뒤 기자들에게 “지금 예비비가 2조원 밖에 없는 데 피해가 커지면 추경을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9년 만에 최대 인명피해가 생겼는데 2조원 규모의 예비비만으로는 피해 복구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정부 측과 협의하고 피해 상황을 더 봐야 한다”며 “아직 (추경 편성을) 판단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모든 의원들에게 여름 휴가를 반납하도록 하고 ‘비상 대기령’을 내렸다. 이와 함께 수해 피해 상황이 심각한 만큼 예정돼 있던 전당대회 선거운동 일정은 순연키로 했다. 지난주 호남권 대의원대회와 이번 주에 예정된 중부권 대회도 모두 연기했다. 29일 열리는 전당대회는 예정대로 연다.

당 지도부와 전당대회 후보자는 13일 이후 수해 피해지역에 현장 방문과 수해복구 활동을 할 계획이다. 당에서도 별도의 재난상황실을 설치해 상황을 지속 점검키로 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