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수돗물 유충사태 정수장 부실관리가 원인

입력 2020-08-10 16:18 수정 2020-08-10 16:43
인천 수돗물 유충 사태는 부실한 정수장 관리가 원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결과는 한강유역환경청(청장 정경윤)·인천광역시(시장 박남춘)가 공촌·부평정수장의 수돗물 깔따구 유충 유출사고의 원인파악을 위해 지난달 16일 발족한 ‘수돗물 유충 관련 전문가 합동정밀조사단(이하 조사단, 단장 현인환)’의 중간조사 결과 발표에서 나왔다.

지난달 9일 시작된 인천광역시 수돗물 깔따구 유충 유출사고와 관련된 공촌‧부평정수장의 조치는 우선 공촌정수장 활성탄 흡착지(이하 활성탄 지(池))와 부평 정수장 제1정수 계통 활성탄 지는 지난 7월 13일과 18일부터 운전을 중단했고, 수돗물 공급은 표준정수처리 공정으로 전환한 것이다.

부평 정수장의 제3정수 계통 활성탄지는 구조의 특성상 표준정수처리 공정으로 전환하지 못해 기존 활성탄지 10개중 6개 지의 활성탄을 빼낸 후 완전히 세척한 다음 다시 채워 넣고 운전하고 있다.

조사단은 인천시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된 원인으로 공촌 및 부평정수장 활성탄 지 건물내부로 유입된 깔따구 성충에 의해 활성탄 지 내에 번식된 깔따구 유충이 수도관을 통해 가정으로 이동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공촌‧부평정수장에서 발견된 깔따구(성충·유충)와 배수지 및 수용가(물사용가정)에서 발견된 깔따구 유충의 종류가 일치했다는 점이 제시됐다.

인천시는 활성탄 지의 운영을 중단하고, 수돗물 급수계통에 필요한 차단조치를 시행함에 따라 깔따구 유충 검출량이 현저히 줄었고 7일 현재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인천시 자체조사에서는 지난달 9일 깔따구 관련 유충 민원이 최초 접수된 이래, 총 257건의 유충(8월 7일 기준)이 발견됐다. 수용가에서는 지난달 28일 이후로는 발견되지 않았다.


벌레 유인 포획기에 잡힌 깔따구 성충 모습. 연합뉴스


우선 유충이 처음 발견된 인천 공촌정수장 활성탄 흡착지(분말 활성탄을 활용한 정수 목적의 연못 형태 시설)의 경우 유충의 내부 유입이 가능한 구조였다.

건물에 방충망은 있지만, 창문 개방이나 환기시설 가동 중단 땐 사람이 드나들면서 깔따구 성충의 유입이 가능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결과는 학계에서도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 활성탄지 상층부를 밀폐하지 않은 탓에 깔따구 성충이 물웅덩이를 산란처로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깔따구가 알을 낳고 유충으로 성장하기까지 20∼30일이 걸리는데 활성탄지 세척 주기는 20일에 달해, 세척 작업이 유충 발생을 막을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자주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활성탄지 하부 집수장치는 유충 유출을 막을 만큼 미세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단은 이달 중 추가 조사 후 이르면 이달말쯤 최종 조사 결과 발표 때 유충 발생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조사단은 추가 조사에서 인천외 지역에서도 활성탄 흡착지를 사용한 곳에서 유충이 발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시 관계자는 “수돗물 유충 재발 방지를 위해 고도정수처리시설 밀폐와 오존 공정 설치는 물론 수돗물 생산에 식품경영안전시스템(ISO22000)을 도입해 위생관리 기준을 강화할 것”이라며 “앞으로 환경부의 종합대책을 반영해 깨끗하고 안전한 물 생산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