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난리로 아수라장이 된 경남 하동 화개장터가 이번에는 태풍 상륙으로 추가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하동군은 10일 제5호 태풍 ‘장미’ 북상에도 화개면 화개장터 일대와 하동읍 침수지역에 복구인력 720여명과 장비를 투입해 이틀째 복구 작업을 벌였다고 밝혔다. 휴일인 전날에는 1400여명을 투입했다.
군은 화개장터와 알프스장터, 원탑 고수부지 등 화개면 일대에서 각종 쓰레기 제거작업과 함께 냉장고·식탁·의자 등 집기를 정리했다. 하동읍 상·하저구, 흥룡·호암·두곡마을과 송림공원 일대에서도 침수된 주택, 공장, 식당 등의 가재도구와 펄, 쓰레기 등을 제거했다. 비가 오는 가운데 굴착기와 화물트럭은 분주히 오가며 가게 앞마다 쌓아 둔 쓰레기들을 날랐다.
태풍 영향으로 오전부터 내리던 비는 복구작업을 더디게 하고 있다.
하동군에는 지난 7∼8일 내린 집중호우로 화개면 346㎜, 옥종면 278㎜ 등의 강수량을 기록했으며 화개면 삼정마을에는 531㎜의 폭우가 쏟아졌다. 화개면·하동읍·악양면 일대에서 건물 336채가 침수됐으며, 배·벼·블루베리·녹차 등 농경지 74.4㏊가 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한편 전날 화개장터를 찾은 김경수 경남지사는 윤상기 하동군수의 요청에 따라 하동군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중앙정부에 건의하겠다고 약속했다. 특별재난지역이란 자연재해나 대형사고 등으로 피해를 본 지역의 긴급한 복구 지원을 위해 대통령이 선포하며, 각종 피해 복구비의 50%가 국비로 지원돼 피해 수습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된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