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 열풍으로 일찍이 대세로 자리잡은 제주의 개별관광 흐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완전히 자리를 굳힌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확산과 소강 국면을 반복하던 지난 2~6월 제주지역 신용카드 매출자료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특급호텔과 렌터카는 완연한 회복세를 달성한 반면, 단체관광을 상징하는 전세버스와 관광여행사 매출은 바닥을 나타냈다.
10일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신용카드 매출자료 데이터를 분석한 ‘코로나19에 따른 2020년 상반기 제주관광 소비 영향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결과 관광객이 제주여행에서 소비한 금액은 지난 4월 전년 동기대비 -46%까지 하락한 후 5월부터 상승세로 전환해 6월에는 -16% 수준까지 회복했다.
특히 내국인 관광객 소비액은 지난 4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39%까지 감소한 후 6월에는 -5% 수준까지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관광객은 무비자 제도 중단, 전세계로의 해외여행 규제 등 영향으로 4월 전년 동기대비 -90%를 기록한 이후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내국인을 중심으로 한 관광객 회복세 속에서 관광업계 상황은 업종별로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특급호텔 매출액은 코로나19 초기인 지난 2월에 작년 동기대비 -50%까지 감소했으나 5월부터 전년 수준을 회복했다. 렌터카 업계도 2월에 전년 동기대비 -50% 수준으로 감소한 이후 회복세를 타 6월에는 -12% 수준까지 올라섰다.
반면 전세버스는 3·4월 전년 동기대비 -100%까지 하락한 후 6월에도 -64% 수준을 회복하는 데 그쳤다. 실제 수학여행단 수요가 있던 지난해의 경우 제주지역 전세버스 매출액이 3~4월 4억4100만원이었으나 2020년 같은 기간에는 0원을 기록하며 바닥을 쳤다. 관광여행사는 코로나19 발생 전인 1월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더 떨어진 -120%에서 시작해 코로나 발생이후 6월까지 -50%이상 감소폭을 벗어나지 못 하고 있다.
전세버스·관광여행사의 매출 급감과 특급호텔·렌터카의 상반된 매출 회복세는 코로나19 이후 제주 관광형태가 단체관광에서 개별관광으로 완전히 전환되는 체질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제주여행 형태는 제주올레가 전국적인 붐을 일으킨 2010년을 전후해 개별관광 형태로 굳어져왔다”며 “여기에 코로나19가 비대면 관광을 가속화하면서 단체관광 흐름을 사실상 끊어놓았다”고 전했다.
이어 “개별관광은 스스로 가고 싶은 곳을 찾아가는 능동적인 여행인 만큼 소비 지출을 제주도 전체로 확산시키는 장점이 있다”며 “앞으로 관광공사와 도는 개별관광을 지원하는 관광정책과 단체관광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 됐다”고 밝혔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