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코로나 환자 2000만명 넘어…전파속도 가팔라졌다

입력 2020-08-10 15:45 수정 2020-08-10 15:51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9일(현지시간) 마스크를 쓴 어린이들이 손을 잡고 걷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2000만명을 넘어섰다. 확진자 수가 많은 주요 국가들이 방역에 혼선을 겪으면서 감염 확산 속도는 더욱 빨라지는 추세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 집계에 따르면 10일 오전 기준 전 세계 누적 코로나19 확진자는 2002만여명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31일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정체불명의 폐렴이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된 지 7개월여 만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최근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면서 세계 보건당국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처음 바이러스가 보고된 지 6개월만인 지난 6월 28일 1000만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또 다시 1000만명이 증가하는 데는 그로부터 한 달여밖에 걸리지 않았다.

국가별 누적 확진자는 미국이 519만6643명으로 가장 많다. 그 뒤를 브라질(303만5422명), 인도(221만4137명) 등이 잇고 있다. 대륙별 확진자 수는 북미 611만1900여명, 아시아 503만9700여명, 남미 473만7400여명, 유럽 303만5900여명, 아프리카 105만1800여명, 오세아니아 2만2900여명으로 집계됐다. 전 세계 누적 사망자는 73만3100여명으로 나타났다.

바이러스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 미국과 브라질, 일본 등에선 방역의 정치쟁점화로 혼선을 빚고 있다는 공통점이 보인다. 정부가 방역보다는 경제 재개에 초점을 두면서 이동제한이나 사회적 거리두기 등이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방역 모범국에서 가장 기본적인 바이러스 확산 예방책으로 꼽는 마스크 착용도 미국, 브라질에선 찬반이 엇갈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조차 마스크 쓰기를 거부하다가 최근 들어서야 마스크를 쓰기 시작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르 브라질 대통령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거리를 활보하다가 지난달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기도 했다.

아시아에선 일본이 연일 1000명대 신규 확진자를 기록하는 등 가파른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가 국내 관광을 장려하며 사회경제 활동과 방역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고 나서고 있지만 지난달 5∼11일 일주일간 1970명이었던 신규 확진자는 지난달 26일∼8월 1일 8095명으로 불어났다.

볼리비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페루 남동부 푸노시 인근 한 마을에서 9일(현지시간) 한 공동묘지 관계자들이 코로나19 사망자의 시신이 안치된 관을 내리고 있다. AFP 연합뉴스

잠잠해졌던 바이러스가 재확산 양상을 보이는 지역들도 있다. 유럽에선 지난 6월 봉쇄령을 해제하고 여름 휴가철 관광객에게 국경을 개방하면서 신규 확진자 수가 늘고 있다. 이탈리아는 이달 들어 하루 신규 확진자가 500명대로 치솟고, 스페인과 프랑스에서도 지난달부터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00명 이상 나오면서 ‘2차 파도’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음을 알렸다. 호주도 지난달 동남부 빅토리아주에서 바이러스가 다시 확산돼 이날 누적 사망자 수가 300명을 돌파했다.

반면 방역에 성공해 수개월간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국가도 있다. 방역 모범국으로 꼽히는 뉴질랜드는 이날 ‘지역 사회 감염 제로 100일’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뉴질랜드의 누적 확진자는 1219명, 사망자는 22명이다. 지역사회 감염은 지난 5월 1일을 끝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은 뉴질랜드 사례에 대해 “초기 봉쇄령, 엄격한 국경통제, 효율적인 소통, 공격적인 추적 검사 프로그램 등이 바이러스를 물리치는 데 효과를 발휘했다”고 평가했다.

우울한 전망도 나온다. 스콧 고틀립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전날 CBS방송의 일요 시사 프로그램 ‘페이스 더 네이션’에서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 전망과 관련해 “틀림없이 20만에서 30만명 사이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미국은 뉴욕발 1차 확산, 선벨트(남부의 일조량이 많은 지역)발 2차 확산에 이어 시골 지역을 중심으로 한 3차 확산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워싱턴대 의과대학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도 오는 12월 초까지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가 29만5011명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을 최근 내놨다.

미국에서 일선 학교의 개학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어린이들의 코로나19 감염이 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소아과학회(AAP)와 어린이병원연합(CHA) 보고서를 인용해 “최근 미국에서 어린이를 포함한 미성년자들의 코로나19 감염이 크게 증가했다”면서 “지난달 마지막 2주간 9만7000명 이상의 미성년자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이날 보도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