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외무상도 ‘사랑의 불시착’ 애청자” 열도에 또 한류붐

입력 2020-08-10 15:14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왼쪽 사진)과 ‘사이코지만 괜찮아’ 메인 포스터. tvN 제공

열도에 또 다시 한류 열풍이 불고 있다. ‘사랑의 불시착’ ‘사이코지만 괜찮아’ 등 한국 드라마가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신드롬을 일으키는 중이다.

일제강점기 징용 문제를 놓고 한일 관계가 극도로 악화한 상황임에도 한류 콘텐츠는 일본에서 흔들림 없는 애호가층을 형성한 것으로 풀이된다.

야마다 다카오 마이니치신문 특별편집위원은 지난달 중순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에게 ‘사랑의 불시착’을 봤느냐고 물었더니 “전부 봤다”고 답했다고 10일 기명 칼럼에서 밝혔다. 당시 야마다 특별편집위원은 16부작 가운데 3부까지 본 상태였는데 모테기 외무상이 “늦네요, 야마다씨는”이라고 비웃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그는 ‘사랑의 불시착’ 극본 작성에 탈북자까지 가세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북한 주민의 생활 풍경, 인간군상을 진짜처럼 재현한 러브 코미디다. 발상이 참신하다”고 호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외출이나 여행을 자제하는 가운데 일본에서 ‘3차 한류’ 붐은 더욱 강해지는 양상이다.

전 세계 1위 OTT 넷플릭스에 따르면 이달 4일 일본 넷플릭스 종합 순위에서 김수현 서예지 주연의 ‘사이코지만 괜찮아’가 1위, 현빈 손예진 주연의 ‘사랑의 불시착’이 2위를 차지했다. 10일 현재에도 ‘사랑의 불시착’은 2위를 지키고 있고, 박서준 김다미 주연의 ‘이태원 클라쓰’가 5위에 올랐다.

일본 넷플릭스는 한국 작품 코너를 따로 두고 ‘몬스터’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등을 추천하기도 했다.

현빈을 표지 모델로 실은 슈칸아사히. 아사히신문 출판 웹사이트 캡처

일본 언론에는 ‘사랑의 불시착’ 관련 이슈가 연일 소개되고 있다. 아사히신문 계열의 주간지 아에라는 ‘사랑의 불시착’ 주인공 현빈의 과거 출연작 ‘내 이름은 김삼순’ ‘시크릿 가든’ ‘하이드 지킬, 나’ 등을 분석하는 특집을 최근 싣기도 했다.

현빈은 6월 ‘슈칸아사히’에 표지 모델로 실리기도 했다. 아사히신문에는 7월 이후 최근까지 사랑의 불시착 관련 기사·칼럼 등이 9건 실렸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사랑의 불시착’과 ‘이태원 클라쓰’의 테마가 된 ‘분단’과 ‘복수’가 문재인 정권의 최근 움직임과 중첩되는 측면이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9일 한일 관계에 관한 논설을 싣기도 했다. 논설 내용과 별개로 한국 드라마의 인기를 방증하는 현상으로 보인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