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감염경로 ‘깜깜이’ 174번 환자, 서울 나흘간 방문

입력 2020-08-10 14:27

부산에서 러시아 선원발 ‘n차 감염’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감염 경로가 불문명한 이른바 ‘깜깜이 감염’ 환자가 발생해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이 확진자는 특히 KTX를 타고 서울에 나흘간 방문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집단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부산시 보건당국은 전날 321명을 검사한 결과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추가 감염자(174번 확진자·감염경로 불분명)는 부산 사하구에 거주하는 50대 여성 A씨다.

A씨는 3일 오후부터 발열, 몸살, 근육통 등 증상이 나타났다. 이후 닷새간 증상이 나아지지 않자 8일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를 받았고, 9일 확진 통보를 받았다. A씨는 선박과 관련된 일을 하지 않고, 항만을 드나든 이력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시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4일 서울을 방문했다. 1일 오전 11시30분부터 20여분 동안 부산역 3층 푸드코트에 있는 한 식당에서 식사한 뒤 낮 12시 KTX를 타고 서울로 갔다. 이후 4일 오후 2시30분 서울역에서 KTX를 탔고 오후 5시12분쯤 부산역에 도착했다.

이어 오후 5시40분부터 30여분간 부산 사하구 괴정동에 있는 추어탕집에서 식사했다. 지난 8일 낮 12시 15분부터 30분 동안 사하구 괴정동에 있는 칼국숫집에 머물렀다.

시 보건당국은 174번 확진자의 지난 1일∼4일 서울 방문 이력을 조사하고 있다. 또 지난 1일 오전 11시30분~낮 12시 부산역 3층 푸드코트를 이용한 사람은 보건소에 가서 진단 검사를 받을 것을 당부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A시의 접촉자는 부산에 있는 가족 2명과 서울 거주 가족 9명 등 24명이다.

보건당국은 A씨의 감염경로가 불분명함에 따라 감염경로 분류를 ‘기타’로 해두고 계속해서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의 감염 등 다양한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

이날 기준 부산 누적 확진자는 174명(질병관리본부 기준 177명)으로 늘어났다. 지역 입원환자는 17명인데 접촉자가 12명, 해외입국 3명, 기타(감염경로 불분명) 2명이다. 154명은 완치돼 퇴원했고 사망자는 3명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