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로 하반기 예정됐던 충북지역 향토축제가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10일 지자체 등에 따르면 직지의날 행사추진위원회는 9월 4~6일로 예정됐던 2020직지코리아 페스티벌을 취소했다. 코로나19로 직지상 수상기관과 유네스코 본부 불참에 따라 이 축제의 주된 행사인 직지상 시상식이 불가능해졌다. 다만 직지상은 9월 4일 대리 수여하기로 했다.
전국 최대 규모의 농산물 축제인 청원생명축제도 열리지 못하게 됐다. 시는 올해는 축제를 개최하지 않는 대신 농산물 직거래장터와 온라인 판매 활성화 등을 통해 지역 농산물 판로 확대를 돕기로 했다. 2008년 처음 열린 청원생명축제는 매년 50만여명의 방문객을 동원하고 40억여원의 농산물을 판매해 전국 최대 규모의 농산물 축제로 꼽히고 있다.
청주시 관계자는 “축제에 참여하는 농민과 시민의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고 판단해 취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진천군은 10월 9∼11일 진천읍 백곡천 둔치에서 열려던 생거진천 문화축제를 고민 끝에 취소했다. 음성군도 대표 축제인 품바축제와 설성문화제, 명작페스티벌을 모두 열지 않기로 했다. 지난 5월 중 열려던 품바축제는 무기한 연기 상태였고, 설성문화제와 명작페스티벌은 10월 중 개최할 예정이었다. 지난해 33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해 294억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낸 축제들이지만 주민 안전이 우선 고려됐다.
일부 시·군은 온라인 축제로 전환하고 있다. 옥천군은 이달 24∼26일 옥천공설운동장 일원에서 열 예정이던 포도·복숭아 축제를 오는 9월 9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 중이다. 우체국 쇼핑몰(지역 브랜드관)에 축제 코너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이 축제에는 7만여명이 찾아 복숭아 1억1800만원, 포도 3억8100만원, 농산물 가공품 4400만원어치를 구매했다.
축제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이벤트 업계는 폐업 위기에 내몰렸다며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한국이벤트협회 충북지회 관계자는 “축제·이벤트성 행사가 대부분 취소돼 도내 종사자와 가족 1만여명의 생계가 막막하다”며 “현재 도내에 있는 이벤트 관련 업체 700여곳 중 80%가 휴업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사회적 거리 두기를 통한 전시, 자동차 콘서트, 온라인채널 활용 등 방역 정책을 준수하면서 축제를 개최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강조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