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 어패류를 직접 관찰하고 채집해 볼 수 있는 울산 동구 ‘슬도 수산생물 체험장’이 생태계 파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0일 울산 동구에 따르면 동구 슬도의 수산생물 체험장인 슬도피아는 동구가 10억원을 투입해 방어진항 슬도 입구 방파제 내부에 약 6300㎡ 면적에 총 3개의 가두리장식의 공간으로 조성했다.
해당 공간에는 고기잡이 체험과 다이빙, 해조류 관찰, 스노클링 등 체험 관광이 들어있다. 인근에는 해수족욕장과 다이버 수영학습장, 포토존, 어패류 보관소 등도 마련되어 있다.
슬도는 빼어난 경치로 찾는 사람은 많지만 이렇다 할 관광상품이 없어 지역 경제에 도움을 주지 못하자 체류형 관광 콘텐츠로 조성한 것이다.
슬도피아는 개장 첫날인 6일 100%에 가까운 예매율을 보이며 210명 이상의 참가자들이 체험장에 몰렸다. 또한 8~9월 주말에는 슬도피아 수산생물체험과 낚시체험 모두 예약이 가득찼으며, 평일도 8월 휴가기간에는 예약이 거의 마감됐다.
그러나 생태계 파괴 논란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체험장이 들어선 곳은 수심이 얕고 수초가 많아 각종 생물이 알을 낳는 곳이기 때문이다.
슬도 내항은 물이 맑고 얕아 다양한 해산물을 수확하는 해녀들의 작업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슬도 해녀들은 생태계 파괴는 물론 이로 인한 어업 손실을 우려하며 반대 했다.
해녀 A씨는 “내항은 멍게 등 다양한 해산물이 많은데 2년 전 슬도 인근 주차장 증설로 해삼, 전복 수확이 반토막이 났는데 이어 관광객들이 체험 과정에서 바다를 훑고 다니면 생태계가 파괴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동구 관계자는 “체험장 운영을 하루 3차례로 제한하는 등 생태계 파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어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지역민과 함께 체험장을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