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독과점→‘빨간불’ 켜지는 영진위 신호등

입력 2020-08-10 11:03 수정 2020-08-10 11:19
공정신호등 예시 화면. 영진위 제공


스크린 독과점 문제는 국내 영화계에서 끊이지 않고 되풀이되어온 고질병이었다. 한 영화가 거의 모든 스크린을 싹쓸이하는 스크린 독과점에 거대 자본이 투입되지 않은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많은 영화가 그동안 관객들을 만나보지도 못하고 자취를 감추곤 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신작들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 같은 ‘쏠림 현상’은 더욱 심해지는 추세다.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오석근)는 10일부터 특정 영화에 상영기회가 쏠리는 것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1일 단위 상영기회 집중도를 산출해 나타내는 공정신호등 서비스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KOBIS)을 통해 제공하기로 했다.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 공정신호등은 일부 흥행 영화가 영화시장을 독식하는 문제를 개선하고 공정경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통합전산망 박스오피스 메뉴 하단에 마련된 ‘공정신호등’에 특정 영화 상영기회 집중도 지표 중 상영횟수 점유율이 40%를 넘어가면 노란색, 50%를 넘어가면 빨간색 신호등이 켜지는 식이다.

상영기회 집중도는 영화별 1일 단위 ‘상영횟수 점유율’ ‘좌석점유율’ ‘좌석판매율’을 근거로 산정한다. 영진위는 특정 영화가 확보한 스크린의 비율을 집중도의 기준으로 삼았던 종전의 방식을 개선한 이번 공정신호등이 실질적인 상영기회의 집중도를 확인할 수 있게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진위 관계자는 “영화산업 종사자들과 공정신호등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다양한 영화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바람직한 영화상영 환경이 조성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