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유전자 검사비 지원합니다”…100명 무료 검사

입력 2020-08-10 10:50 수정 2020-08-10 10:51

유전성 유방암이 의심되는 환자나 가족들이 유전자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이대목동병원 유방암·갑상선암센터 안정신 교수팀은 한국유방건강재단이 진행하는 ‘브라카1·2(BRCA1·2) 유전자 검사비 지원 사업에 선정됐다고 10일 밝혔다.

한국유방건강재단은 유방암 가족력 관리의 중요성을 알리고 연구 데이터 축적을 위해 유전성 유방암의 대표 유전자인 브라카1·2 검사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유전성 유방암은 유전적 이상이 대물림 되면서 유방암이 발생되는 것을 말한다. 유방암 발생률을 높이는 유전자 이상은 현재까지 100여 가지가 넘게 밝혀졌으나, 그 중 가장 흔하게 발견되고 가장 강력한 유전자는 브라카1과 브라카2다.

브라카1·2 유전자 검사를 받으려면 최대 370만원까지 비용이 든다. 또 유방암과 난소암을 동시에 진단받거나 40세 이전 유방암이 발병하는 등 특수한 경우에만 브라카1·2 검사에 대해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결국 유방암이 주로 발병하는 50대 여성은 비용 부담 때문에 검사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이대목동병원은 한국유방건강재단 지원을 받아 최대 100명을 대상으로 브라카1·2 검사를 무료로 진행할 예정이다. 만 25세 이상, 유방암 가족력이 있는 여성은 신청할 수 있다.
안 교수는 “보험 급여 지급 기준에 해당하지 않지만 브라카1·2 유전자 이상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유방암 환자나 가족들이 예방 및 조기 진단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방암 검사비 지원 신청을 원하는 경우 이대목동병원 유방암·갑상선암센터 안정신 교수 외래 진료에서 상담하면 된다. 한국유방건강재단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참가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유튜브 캡처

브라카 유전자는 ‘졸리 유전자’로도 불린다. 2013년 할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의 유방 수술이 큰 화제를 모았다. 유방암에 걸릴 것을 우려해 건강한 유방을 미리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기 때문이다. 졸리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유방암을 예측했다고 밝혔다. 바로 브라카 유전자 검사다. 어머니와 이모를 유방암으로 잃었던 졸리는 브라카1 유전자에 변이가 있음을 확인한 후 수술을 진행했고, 유방절제술을 받은 후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87%에서 5%로 줄었다. 이 소식이 보도된 후 ‘안젤리나 졸리 효과’로 국내에서도 여성들의 브라카 유전자 검사가 늘고 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