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트럼프 재선 원하지 않아”
“중국, 러시아·이란처럼 선거 인프라에 사이버공격”
코로나19·홍콩 문제 등 미·중 갈등에 ‘대선 개입설’ 추가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9일(현지시간) 중국·러시아·이란이 사이버 공격 등을 통해 오는 11월 3일 실시될 미국 대선에 개입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중 간에 겹겹이 쌓인 갈등 이슈에 중국의 미국 대선 개입설까지 추가되는 양상이다. 미·중은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책임론, 홍콩 문제, 양국의 상대방 영사관 폐쇄, ‘틱톡’(TikTok)의 미국 내 사용금지 조처 등을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다.
앞서 미국 정보당국은 러시아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원하고 있으며, 중국은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승리를 선호하고 있다는 정보 분석 결과를 지난 7일 내놓았다.
미국 정보당국은 미국 대선에 불법적으로 개입할 위험이 가장 큰 국가로 러시아를 지목했으나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중국에 대한 위협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중국이 가장 큰 위협일지도 모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이날 CBS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기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그(트럼프)는 역사상 어느 (미국) 대통령보다 중국에 단호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러시아와 이란처럼 중국도 미국의 선거 인프라, 웹사이트 등에 대해 사이버 공격과 피싱 (사기)에 관여해왔다”고 비판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이어 “우리는 이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중국이든, 러시아든, 이란이든, 우리는 참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의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방해하기 위한 시도를 펼치려는 어떤 나라에 대해서도 심각한 결과가 빚어질 것”이라고 압박했다.
그는 또 “그들(외국)의 지도자가 (민주당의) 조 바이든을 선호하든, 트럼프를 선호하든 이것은 중요하지 않다”면서 “우리는 외국이 우리의 다음 대통령을 결정하지 못하게 만들 것이다. 이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미국 대선에 개입할 우려가 국가로 베네수엘라와 쿠바의 이름도 거론했다. 그러나 북한은 언급하지 않았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원한다는 미국 정보기관의 평가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사람들에게 여러 차례 우리 선거에 개입하지 말라고 말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역대 어느 정부보다 우리는 러시아에 단호하게 대해왔다”면서 “우리는 러시아에 제재를 너무 많이 해 새로 부과할 제재가 거의 없을 정도”라고 주장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코로나19에 확진 판정을 받았던 트럼프 행정부 최고위 인사다. 그는 자가격리와 치료 등을 통해 건강을 회복한 이후 처음으로 공식적인 인터뷰에 나섰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코로나19에 대해서도 “이것은 끔찍한 바이러스고, 미국에 많은 피해를 끼쳤다”면서 “나는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코로나19)는 중국에서 왔고, 우리는 그것과 싸우고 있다”고 중국을 겨냥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