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공수처 비판…“도대체 검찰개혁해서 좋을 게 뭐냐”

입력 2020-08-10 10:20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최인아책방에서 '한국사회를 말한다 : 이념·세대·문화의 미래'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뉴시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0일 여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을 강행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목숨 거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차피 민초들의 삶과는 아무 관계 없는 일”이라며 “조선시대 사화처럼 권력비리를 저지를는주제가 되는 정치 엘리트들 사이에서 궁정암투의 룰을 정하는 문제일 뿐인데, 왜 나라 전체가 시끄러워야 하냐”며 이같이 말했다.

진 전 교수는 “어차피 검찰개혁이라는 거, 비리 저지르는 범털들에게나 좋지 우리 같은 개털들에겐 좋을 건 하나도 없는 거 아닌가?”라며 “탁 치니 억하고 죽었다고 했던 것도 검찰이 아니라 경찰이었고, 약촌오거리 사건, 화성 8차 사건 등등 못 배우고 못 배운 힘 사람들 고문해서 누명 뒤집어씌운 것도 검찰이 아니라 경찰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 뭉갠 것도, 용산에서 무리한 진압으로 여러 사람 목숨 잃게 한 것도, 청와대 하명 받아 선거개입 한 것도 검찰이 아니라 경찰이었다”며 “도대체 검찰개혁 해서 우리에게 좋을 게 뭔지 모르겠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증권범죄합수단 해체하면, 신라젠이니 라임펀드니 옵티머스 수사 안 하면 서민의 삶이 어떻게 좋아지고 풍요로워지냐”며 “권력비리를 저질러도 수사 안 받을 권리, 검찰이 불러도 안 갈 권리, 조사받다가 몸 아프다고 조퇴할 권리, 행여 기소당해도 포토라인에 안 설 권리, 피의사실 공표 안 당할 권리, 재판받다가 약속 있다고 조퇴할 권리는 우리 같은 서민은 누릴 수 없는 거 아니지 않냐”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검사장도 개혁검찰에게 플라잉 어택을 당하는 판에 우리 같은 민초들의 인권 따위야 말할 것도 없고 용케 기소돼도 전관 예우받는 몸값 비싼 변호사를 열댓명씩 사서 쓰는 사람들의 인권을 왜 쥐뿔도 가진 것 없는 자기들이 챙겨 주려 하냐”고 했다. 이어 “살인죄 누명 쓰고도 돈이 없어 국선 썼다가 20년씩 억울한 옥살이를 한 사람들을 위해선 그 헤픈 촛불 한번 들어본 적 없는 사람들이, 부도덕한 강남 사모님을 위해 단체로 서초동으로 달려가 생쇼를 하는 이유는 뭐냐”고 비꼬았다.

진 전 교수는 “대깨문 여러분, 이건 정말 궁금해서 묻는 건데, 검찰이 추미애 라인, 이성윤 사단으로 개혁(?)되고, 공수처가 출범하면 당신네 삶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얘기 좀 해달라”며 “쟤들 삶이 좋아지는 건 확실히 알겠는데 너희 삶은 어떻게 좋아지냐”고 반문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