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베이루트 폭발참사의 원인으로 지목된 질산암모늄이 내전에 시달리는 예멘 아덴항에도 야적돼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방치된 양은 4900t으로 베이루트보다 1.8배가량 많다.
8일(현지시간) 예멘 현지 매체 ‘아덴 알가드’에 따르면 아덴항 하역장에 질산암모늄 4900t이 컨테이너 130개에 나뉘어 보관돼 있다. 3년 동안 야적된 이 화학물질은 레바논 베이루트항에 있던 2750t보다 배가량 많고, 폭발 위험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아덴 알가드뿐만 아니라 예멘 반군이 운용하는 ‘알마시라 방송’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보도됐다.
항만을 관할하는 예멘 아덴항공사는 “해당 보도는 아덴항에 적재된 유기농 요소를 오인한 것이다. 이 물질이 질산암모늄처럼 비료 원료지만 폭발성이거나 방사성 물질은 아니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당국은 이러한 보도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당장 예멘 검찰총장이 아덴항에 질산암모늄을 실제로 방치했는지 조사하라고 지시한 상태다.
아덴은 2015년 후티 반군의 공세에 몰린 정부가 임시 수도로 삼은 예멘의 제2 도시다. 예멘은 2015년 3월 이후 여전히 내전을 겪고 있다. 아덴항을 중심으로 대규모 충돌이 벌어질 경우 제2의 베이루트 폭발 참사가 벌어지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는 셈이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