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에서 기록적인 집중 폭우가 쏟아지면서 침수 차량이 속출하고 있다. 이에 자동차 업계는 수해 차량을 위한 각종 특별 서비스를 강화하고 침수차 대응책을 알리는 등 피해 지원에 나섰다. 중고차 시장에서 침수차 구매로 인해 피해가 없도록 세심한 확인이 필요하다는 당부도 이어지고 있다.
9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9일부터 이달 4일 오전 9시까지 12개 손보사에 접수된 차량 침수 및 차량 낙하물 피해 접수 건수는 총 4412건이다. 아직 사고 접수를 하지 않았거나 침수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자기차량손해담보 미가입으로 면책대상에 해당하는 사고 차량을 포함하면 피해 규모는 5000건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완성차 5사는 긴급출동, 무상 점검 등 수해지역 특별지원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수해 현장에 방문해 침수나 태풍 피해를 입은 차량의 엔진·변속기를 비롯한 주요 부품에 대해 무상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현장 조치가 어려운 경우 전국 직영 서비스센터나 블루핸즈(현대), 오토큐(기아)로 입고해 수리하고, 수리비를 최대 50%까지 할인해준다.
르노삼성자동차 역시 수해 지역 차주들을 위해 다음 달까지 수리비 지원과 무상 견인 서비스를 진행한다. 한국지엠은 긴급출동 및 각종 무상점검 서비스를 제공한다. 쌍용자동차는 오는 10월 말까지 전국 서비스네트워크에 지역별로 수해차량 서비스전담팀을 운영한다. 이들 모두 수해 차량 별로 일정 조건을 달아 수리비 할인 혜택을 제공키로 했다.
자동차10년타기시민연합은 폭우에 따른 차량관리법을 지난 7일 소개했다. 시민연합은 반침수차는 일광욕 건조를 거쳐 각종 배선을 분리한 뒤 세척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폭우에 장시간 주행·주차한 경우 제동과 전기계통의 고장이 증가하므로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고도 했다. 특히 침수차는 정비를 잘해도 고장확률이 높기 때문에 “심한 경우 과감히 포기하는 게 현명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장마철 중고차 시장에 유통되는 침수차 구분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손처리된 침수차가 정상적인 중고차로 둔갑하거나 자동차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차량 소유자가 침수 흔적만 감춘 뒤 직거래로 파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트렁크 바닥이나 내장재 오염 여부, 엔진 떨림 증상 등을 세밀하게 확인해 침수차를 구분해야 한다”며 “침수차가 정비를 거쳐 시장에 나오는 8~9월에 구매를 피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