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셜미디어 틱톡(TikTok)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퇴출 압박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틱톡이 쉽게 손 들고 나가지는 않겠다는 것으로 현재 진행 중인 MS(마이크로소프트)와의 인수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트위터가 틱톡 인수전에 새로 뛰어들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8일(현지시간) 미국 공영라디오 NPR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틱톡이 ‘틱톡 소유주와의 거래금지’ 행정명령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소송을 캘리포니아주 남부연방법원에 제기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소송은 이르면 오는 11일 제기될 것으로 전해졌다.
소송이 실제로 제기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이 헌법에 위배되는지가 주요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틱톡 퇴출의 주된 근거인 국가안보 위협이 실제로 존재하는지에 대한 격한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틱톡의 이같은 행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퇴출 압력에 쉽게 굴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틱톡은 지난 7일 성명을 내고 “지난 1년 동안 미국 정부와 건설적인 해결을 얻기 위해 노력했다”면서도 “트럼프 정부는 팩트에는 아무런 관심이나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사업적 협상에 부적절하게 개입하려고 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이 미국인의 민감한 개인정보를 중국에 넘긴다는 이유를 들어 미국 사업부를 매각하도록 압박했다. 이에 마이크로소프트(MS)는 틱톡 인수 작업에 착수해 오는 9월 15일까지 필요한 절차를 마칠 계획이었다.
틱톡의 소송 제기 관측에 따라 MS의 틱톡 인수 여부가 불투명해진 가운데 트위터도 인수전에 뛰어들며 틱톡의 미래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위터는 틱톡과의 인수합병 문제와 관련해 이미 예비협상에 착수한 상태다. 합병안에는 틱톡의 미국 사업부가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트위터와 틱톡이 합병한다면 지금까지 짧은 글과 이미지에 초점을 두던 트위터에 전면적인 변화가 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트위터가 실제로 틱톡을 인수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트위터가 수백억 달러로 추산되는 기업가치를 가진 틱톡의 인수에 필요한 자금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MS의 시가총액은 1조6000억 달러로, 트위터의 55배에 달한다. 또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영영자(CEO)가 틱톡 인수와 관련해 이미 트럼프 대통령과 논의까지 마친 상황에서 트위터가 상황을 뒤집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다만 일각에서는 트위터의 기업 규모가 작기 때문에 MS같은 공룡 IT기업들이 받는 고강도 반독점 조사를 피해가는 데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AP통신은 MS가 실제로 틱톡을 인수할 경우 디지털 광고시장 등의 판도를 확연히 바꿔놓아 반독점법의 시비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